"다친 길냥이 구조 좀" 구청 신고했더니…죽여버린 용역업체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길고양이를 구조해달라'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되레 고양이를 죽인 구청 용역업체 직원들이 경찰에 고발됐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전날 서구는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모 청소 용역업체 소속 60대 A씨 등 2명에 대한 수사를 인천 서부경찰서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9일 오후 서구 석남동 생활도로에서 작업 도구를 이용해 길고양이를 죽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당시 서구로부터 "차에 치인 고양이를 구조해달라"는 신고를 전달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그런데 이들은 발견한 고양이를 병원에 인계하지 않고 현장에서 죽였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며 서구 온라인 민원 창구에는 용역업체 직원 엄벌과 함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민원이 잇따라 올라왔다.

논란에 A씨 등은 "고양이가 심하게 다친 상태로 너무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며 "병원에 가기도 전에 죽을 상황이라 죽였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서구가 용역을 맡긴 청소업체 직원들로 확인됐다. 요청이 접수된 당시는 주말이어서 공무원 대신 현장 업무를 처리하는 '당직 기동처리반'이 투입된 것이다.

이를 두고 동물보호 전문가들은 용역업체의 조치가 동물보호법상 불필요한 고통을 가하지 말아야 할 의무를 명백히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길거리와 같은 공개된 장소에서 동물을 죽이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지난 13일 이번 용역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경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서구는 용역업체 직원을 대상으로 현장업무 대응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서구 관계자는 "A 씨 등 2명이 고령이어서 잘못 판단한 것 같다"면서도 "내부 검토 결과 이들이 맡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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