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불닭볶음면./사진=자료사진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세계에서 매운맛을 주도하고 있는데, 마땅한 기준이 없더라고요. 우리만의 매운맛 기준이 필요합니다."
윤아리 삼양식품 품질안전부문장(상무)은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해썹(HACCP) 코리아 2024'에서 매운맛에 대한 표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이 개최한 이 행사는 식품 안전관리 인증기준인 해썹 도입 30년을 맞아 열렸다. 식품의 제조·가공·유통 안전 기준인 해썹을 보다 강화해 'K푸드(한국 음식)'에 대한 인기와 신뢰를 이어가야 한다는 논의가 오갔다.
윤 상무는 세계적인 K푸드 인기를 주도하고 있는 라면 '불닭볶음면'의 제품 회수조치(리콜)를 극복한 사례를 소개했다. 품질 담당 임원이 관련 사례를 직접 대중에 설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 삼양식품은 유럽 덴마크 식품수의청(DVFA)으로부터 불닭볶음탕면 등에 대한 리콜 조치를 받았다. 유럽연합(EU)의 경우 특정 국가에서 리콜 조치를 내릴 경우 연쇄적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됐다. 결과적으로 한 달 뒤인 7월 리콜 조치는 해제됐으나 매운맛에 대한 표준과 과학적인 유해성 연구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덴마크 식품수의청의 결정에 3가지 오류를 해명하는데 집중했다. 덴마크 수의식품청은 리콜 제품의 '캡사이신 함량'을 문제 삼았는데, 온라인에서 떠도는 매운맛 기준인 SHU(스코빌지수) 값을 기준으로 역산했다. 특히 캡사이신 함량 역산 과정에서 스프가 아닌 라면 전체 중량을 기준으로 했다. 또 물을 넣고, 가열하는 제조과정과 치즈 등을 넣을 수 있는 섭취 방법도 고려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스코빌지수는 4000SHU 정도지만, 조리후에는 250SHU 정도로 떨어진다고 해명했다. 스프 함량이나 섭취 과정에서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고, 중단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덴마크 수의식품청이 매운맛을 이유로 리콜을 결정한 '원칩'과는 차이가 있다는 걸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매운 과자인 원칩은 스코빌지수가 220만SHU이며, 5g(그램)짜리를 한 입에 먹는 방식이다.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한 삼양식품의 주장에 덴마크 수의식품청은 리콜을 해제했다. 삼양식품은 현지 거래선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명했다. 식약처와 한국식품산업협회, 식품과학연구원과 조리후 캡사이신 함량을 분석한 자료가 결정적인 근거가 됐다. 뿐만 아니라 덴마크 수의식품청이 대응조차 해주지 않았는데 식약처에서 공식 대응에 나서면서 빠르게 해결됐다.
윤 상무는 "매운맛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이번 리콜 사태의 교훈이다. 매운맛에 대한 지표를 객관화해 △제품별 맵기 순위 △조리방식이나 섭취량에 따른 매운 강도 등을 과학적 검증에 근거한 표준화된 지표로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윤 상무는 "매운맛을 선도하는 회사이지만, 이에 대한 연구는 적다. 국내에서도 관련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