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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 시장 규모(자료출처=BNK투자증권)/그래픽=김다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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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식시장에서 '비만'이 주요 테마로 자리 잡자 치료제 관련주가 지난 상반기 랠리를 펼쳤는데, 최근에는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여 주주들의 시름이 깊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고령화와 식습관 변화 등으로 인해 비만 인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우려와 달리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성이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 관련 기업의 주가 상승 여력도 풍부하다는 분석이다.
20일 코스피 시장에서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는 전날보다 245원(2.37%) 오른 1만565원에 마무리했다. 이날 강세에도 불구하고 이달 들어서는 10.28% 하락한 주가다. 전 거래일인 19일 장 중에는 1만270원까지 내려 하반기 내 최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7월 비만 치료제 관련주 랠리 당시 기록한 역대 고점 1만3317원과 비교해서는 23% 하락한 수준이다.
상반기 상승 폭을 키웠던 국내 비만 관련주들의 주가도 부진하다. 다양한 비만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한미약품은 이달 들어 12.32% 하락했다. 같은 기간 블루엠텍(-20.96%), 디앤디파마텍(-17.55%)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 9월 2만5400원까지 올랐던 인벤티지랩은 이달 1만2000원대로 주저앉기도 했다. 앞서 기대감을 타고 높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투심이 빠른 속도로 식었다.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의 국내 출시가 핵심 모멘텀이었는데, 출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빠르게 소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약물을 통한 비만 치료를 부정적으로 보는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하면서 악재가 더해졌다. 트럼프의 정책이 금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바이오주에 부담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비만 치료 업종의 부침은 단기적일 뿐 장기적 성장성은 명확하다고 평가했다. 우선 비만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BNK투자증권은 전 세계 비만 인구가 오는 2035년 19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글로벌 비만 및 당뇨병 치료제 시장 규모도 지난해 801억달러(약 112조원)에서 2028년 1423억달러(약 200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비만 인구는 점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며 "글로벌 트렌드는 'GLP-1 치료제'(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로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의 확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주사제의 높은 원가 및 주사로 투여해야 한다는 불편함을 덜기 위해 경구 제형으로의 개발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한미약품과 디앤디파마텍을 주목할 국내 기업으로 제시했다.
한미약품은 대표적인 비만계 강자로 꼽힌다. 연간 연구개발 비용은 전체 매출액의 10%를 상회하는데, 최근 비만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2025년 다수의 모멘텀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1분기에는 비만 치료제 'HM15275' 임상 1상 데이터가 발표될 예정이다. 전임상에서 '위고비'와 '젭바운드' 대비 높은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올투자증권은 한미약품의 다음 해 연결 매출액이 전년 대비 9.1% 증가한 1조7360억원,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1% 늘어난 2851억원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로수젯을 비롯한 ETC(전문의약품) 매출, 자회사 북경한미, 한미정밀화학 매출 성장 이어질 것"이라며 "'HM15275', 'HM15211', 'HM17321' 등 주요 신약 모멘텀도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14일 경구용 GLP-1 및 삼중작용제 기술이전 파트너사인 미국 멧세라(Metsera)가 시리즈B 투자 유치를 통해 약 3000억원의 자금조달을 마쳤다고 밝혔다. 양사는 지난해 경구용 GLP-1 비만치료제 'DD02S'와 'DD03'(경구용 삼중작용제) 등 3개 제품에 대해 약 5900억원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어 추가 계약을 통해 6개 품목, 약 1조1000억원 규모로 확대했다.
이달미 연구원은 "DD02S가 12월 캐나다 임상 1상 진입 예정이고 2025년 상반기 중으로는 첫 번째 휴먼(Human) 흡수율 데이터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라며 "같은 해 하반기 멧세라로 기술 이전된 후보물질 중 임상 진입 예정인 후보물질이 3개가 있어 이에 따른 추가적인 마일스톤 유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이 대부분 임상에 사용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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