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 폐지' 끌려 갔던 민주…가상자산은 "큰손만 과세"

가상자산 과제 내년 시행…정부·여당 "2027년으로 미루자"

민주 "유예 않는 대신 공제액 250만→5000만원 상향" 입장

가상자산(암호화폐) 비트코인이 글로벌 거래소에서 6일 만에 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업비트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1억3천만 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그동안 미뤄왔던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더 이상 유예는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투자소득세는 국내 주식시장 상황을 고려해 한발 물러났지만 가상자산에 관해선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21일 민주당 정책위에 따르면 민주당은 가상자산 매매 수익 공제액을 기존 25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추진한다. 예정대로 과세를 시행하는 대신 가상자산 '큰손'에게만 과세하기 위해 공제액을 올리는 회유책을 내놓은 것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소득세법에는 가상자산 소득금액에서 250만 원을 뺀 금액의 20%를 세금(지방세 포함 22%)으로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2022년 1월 1일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두 차례 연기됐다.

정부와 여당은 가상자산 과세 시점을 2027년 1월로 다시 한번 유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가상자산 과세는 유예돼야 한다"며 "우리는 민심의 편에 서서 금투세 폐지를 이끌어 냈다. 이번에도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금투세에선 한발 물러선 바 있다. 금투세는 가상자산 과세와 같이 내년 1월 1일 시행 예정이었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5일 정부의 금투세 폐지 방침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과세 원칙에 따라 금투세를 시행해야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고려해 불가피하게 동의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금투세 폐지 결론을 내리기 전까지 내홍을 겪기도 했다. 금투세 원안 시행부터 유예, 수정 후 시행, 폐지 등 다양한 의견이 터져 나왔고, 이를 두고 토론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금투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개인 블로그에 '댓글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금투세 폐지 입장을 밝힌 뒤에는 조국혁신당 등 야권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 안팎의 반발에도 민주당 지도부가 금투세 폐지를 결정한 것은 경제 정책 '우클릭'을 통해 중도층으로 당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됐다.

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이후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 과세와 금투세와는 다르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이 합의해 주지 않으면 기존안이 그대로 시행되는 만큼 민주당은 강경한 입장이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유예하지 않고 시행할 것"이라면서 "다만 공제액을 25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올릴 것이다. 총선 공약이기도 하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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