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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비즈스토리] 로켓배송, 쇼핑창구를 넘어 소상공인·직원·소비자 위한 ESG 모델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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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0년 만에 국내 고용 창출 1위

소상공인들의 거래액 10조원 돌파

2027년까지 ‘100% 쿠세권’ 추진도

중앙일보

쿠팡 로켓배송이 일자리 창출과 소상공인들 판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엔 대만 로켓배송을 통해 수출에 나서는 업체도 늘고 있다. [사진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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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는 쿠팡의 ‘로켓배송’이 소비자들의 쇼핑창구를 넘어 소상공인·직원·소비자에 대한 사회적 효용을 높이는 ESG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2014년 론칭 이후 “1~2년이면 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던 로켓배송은 출범 10년 만에 직고용 일자리 8만 개를 돌파하며 국내 고용 창출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소상공인들이 쿠팡에서 창출한 거래액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대를 넘어섰고, 쇼핑 인프라가 부족한 ‘식품 사막’ 지역의 소비자들도 당일 로켓배송을 받는 ‘쿠세권’이 생활화됐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빠른 배송이 가능한 유통 모델을 넘어 사회적 안전망을 수행하는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빠른 배송 넘어 사회적 안전망 구축



쿠팡 로켓배송은 배송주기가 2~4일로 길었던 택배 지형을 뒤집었다. 그러나 직접 물류센터를 짓고, 배송기사를 뽑아 전국에 익일 배송 물류망을 확대하는 시도는 처음엔 우려가 컸다. 2014년 1500억원을 투자해 인천과 경기 지역 물류센터 구축으로 시작된 로켓배송에 대해 일각에선 “새로운 수익모델을 선보이지 않으면 지속 기간이 1~2년에 불과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그로부터 10년간 쿠팡은 끊임없는 투자유치를 통해 6조2000억원을 물류 인프라 구축에 쏟아부어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 물류센터를 만들었다. 오랜 적자 끝에 지난해엔 첫 연간 흑자로 지속가능성을 증명했다. 그러면서 수년째 한국에서 가장 일자리를 많이 창출, 소상공인 판로를 넓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쿠팡이 최근 발간한 ‘2024 쿠팡 임팩트 리포트’에 따르면, 쿠팡과 물류배송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CLS)·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직고용 인력은 지난 9월 8만 명을 넘었다.

일반적인 온라인 쇼핑(오픈마켓) 모델은 쇼핑공간(플랫폼)만 빌려주고 제조사 물건을 직매입하지 않는다. 또 판매자가 직접 외부 택배대행사를 써서 시차를 두고 배송한다. 반면 쿠팡은 빠른 배송과 자체 물류·배송 시스템 구축으로 일자리를 크게 늘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2022년 발표한 ‘쿠팡의 ESG 경영; 로켓배송을 중심으로’란 논문에서 “전국 30개 지역에 100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112만 평 규모)를 운영하기에 기존 이커머스 대비 유통 단계를 줄인 ‘엔드 투 엔드(End-to-End)’ 방식 도입으로 평균 배송 거리를 단축했다”며 “고용인력 측면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인 물류망 구축은 지역 상권에 머물던 소상공인 제조사 판로의 ‘디지털 전환’으로 이어졌다. 쿠팡에 입점한 소상공인 수는 23만 명으로, 로켓배송 초창기인 2015년(1만2161명)과 비교해 20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9조원) 대비 33% 증가한 12조원으로, 처음으로 10조원대를 넘어섰다. 여기에는 전국 단위의 자체 물류와 배송망 구축으로 재고관리와 반품, 빠른 익일·새벽 배송을 모두 쿠팡이 도맡는 장점이 작용했다.



소상공인 입점 업체 수출 참여 140% 늘어



최근엔 국내 로켓배송을 넘어 소상공인 입점 업체들의 수출도 속도를 내고 있다. 2년 전부터 드라이브를 건 대만로켓직구 및 로켓배송 덕분이다. 수출에 나선 소상공인 거래액은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2600% 올랐고, 수출 참여 업체 수도 140% 늘었다.

쿠팡 관계자는 “전체 쿠팡 입주업체 중 소상공인은 75%에 달한다”며 “최근 수년간 매출 30억원대를 돌파한 이른바 ‘소상공인 졸업’ 업체는 누적 9000곳에 이른다”고 말했다.

쿠세권이 지방으로 파고들수록 지역 균형 발전 효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로켓배송을 수행하는 위탁기사(퀵플렉서)도 대부분 지방에 포진, 배송 위탁 수수료의 90%가 지방 퀵플렉서들에 돌아가고 있다. 3조원을 투입해 2026년까지 신규로 건립하거나 운영에 돌입한 물류센터도 광주(광역시)·대전·부산·경북 등지에 있고, 1만 명을 신규로 채용하면 전체 쿠팡 인력 가운데 80% 이상이 지방에서 근무한다. 쿠팡은 2027년까지 ‘100% 쿠세권’(약 230개 시군구)을 추진 중이다.

김찬호 중앙대 도시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고령화로 인한 지방 소멸 위기가 심화하고 있어 이젠 필수 인프라 없이도 생활이 가능하도록 도시설계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며 “쿠팡이 지방 구석구석까지 생활필수품을 공급하면서 이러한 역할을 대신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학 중앙일보M&P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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