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갈레앙 공군기지에서 귀국하며 공군 1호기 올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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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남미 순방을 마치고 21일 귀국하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 복귀 일정에 맞춰 전 부처를 대상으로 한 인적 쇄신 파일을 만들어 보고를 준비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취임한 지 2년을 넘은 교육·복지·행정안전부 등 이른바 장수 장관 교체를 넘어 사실상 모든 부처의 수장이 인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용산에서 전 부처를 대상으로 장관 후보자 인재풀을 마련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전면적으로 쇄신하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은 자체적으로 인재를 발굴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치권 안팎의 추천을 받는 등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람을 찾고 있다. 장관에 대한 평가 역시 취임 시기에 관계없이 철저히 능력을 따져 존재감 없는 인사들은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권에선 쇄신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국무총리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덕수 총리는 4월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 사의를 표명했으나 후임자가 지명되지 않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총리 후보로는 6선인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5선의 권영세 의원, 호남 출신인 이정현 전 의원과 조태용 국정원장 등이 거론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6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대통령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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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고위 관계자는 “총리는 야당의 인준 변수가 있어 정치인 출신이나 이미 검증을 마친 인사를 먼저 살펴보는 것 같다. 윤 대통령이 마음을 굳힌 상태는 아니다”고 말했다. 친윤계 일각에선 “설령 야당이 후보자를 낙마시키더라도 총리 교체 카드를 꺼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친윤계 인사는 “야당도 아무나 낙마시킬 수는 없다. 좋은 사람을 찾으면 오히려 부담을 느끼는 건 그쪽일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외교·안보 진용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목한 이른바 ‘한남동 8인방’을 비롯해 대통령실 수석급 이상 참모에 대한 인적 쇄신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대통령실은 쇄신 시점을 국회의 예산처리가 끝난 이후로 못 박은 상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인사에서 중요한 건 시기가 아니라 내용”이라며 “연말은 돼야 한다. 시간에 쫓기듯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옛날 같으면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신문 1면에 장·차관 인사가 떴지 않나”며 “지금은 검증과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고민해야 해 이른 시일 내 하기가 어렵다. 적절한 시기에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대표는 최근 숨 고르기 중이지만, 친한계는 여전히 대통령실에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일 SBS라디오에서 “김 여사 라인이 어떻게 국정을 좌지우지했는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에 대한 정리가 제일 우선”이라며 “대통령실도 처음에 출범할 때처럼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유죄 판결 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10%대를 벗어나 조금씩 반등하는 모양새다. 여권에선 “이번 인적 쇄신이 윤 대통령에겐 남은 마지막 기회”라는 말이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심이 변화를 요구한다면 따르겠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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