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서 시진핑과 2년 만에 정상회담
트럼프 2기 출범 앞두고 한미일 동맹 약화 우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페루 리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11.1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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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데자네이루=뉴스1) 김정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중국과 접점을 늘리는 모습이다. 미중 사이에서 실용 외교의 길을 찾을지 관심이다.
지난 14일부터 5박 8일 일정으로 중남미 국가 페루와 브라질에서 열린 다자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15일 하루 동안 한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한미일 정상회의, 한미 정상회담을 잇달아 개최했다.
특히 2년 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기존 한미동맹에 치우친 윤석열 정부의 외교 방향에 변화가 올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자국 보호무역 기조 등이 강해질 경우 중국과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2년 만에 다시 만난 윤-시진핑…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실용외교 노선 관심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2년 만에 만나 29분간 회담을 하고 북러 문제에 대한 건설적 역할을 당부, 시 주석은 정세 완화를 희망한다고 했다.
가치 외교를 앞세워 바이든 행정부의 자유민주주주의 국가와 결속을 강화한 윤석열 정부는 지난 정부에서 동북아의 '약한고리'라는 평가를 완전히 뒤집으며 동북아에서 중국을 압박하는 카드가 됐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와는 결이 완전히 다른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앞둔 한중 관계도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미국의 새로운 리더십 출연을 앞두고 역할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8일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브라질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에 있어 미중 양국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문제는 아니라고 했다.
취임 이후 그동안 강경했던 대중국 입장과 한미일 동맹 강화, 불과 1년 전 APEC에서 1분간의 조우 등과 비교하면 상당히 완화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양국 정상이 2년 만에 다시 만난 것은 북러 밀착과 더불어 트럼프 당선인의 등장이 촉매제가 됐다. 러시아와 깊이 밀착하는 북한 행보에 대한 양국의 전략적 고려와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대통령실은 외교·안보 정책의 변화라기보다는 한미일 협력이 궤도에 오른 상황에서 중국과 관계 강화에도 힘을 기울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2년 반 동안 우리의 전략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보와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외교 전략에 따라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기조가 생겼을 뿐 이념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한미일 동맹 강화 기조 확인 했지만 여전히 불안…글로벌 패권 싸움 속 줄타기
윤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기간 한중 정상회담 당일 한미일 정상회의를 통해 3국 협력이 흔들림 없이 계속 발전될 것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다자회의에서 이뤄진 정상회의에서는 이례적이라 할 수 있는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북한과 러시아의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하는 등 기존 한미일 동맹의 기조를 재확인했다.
특히 한미일 3국은 협력 사무국 설치를 통해 한미일 동맹의 지속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를 통해 3국 동맹 기조를 이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런 한미일 동맹 기조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어떤식으로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불안감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에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한미 관계 성과를 이어가도록 돕겠다고 한 데서 드러났다.
윤 대통령이 중국과 접점을 찾고 기존 한미일 동맹을 동시에 추구하는, 결국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미 동맹 강화뿐 아니라 한일 관계도 정상화 시켰다. 하지만 기존 안보·경제 분야에서 한미 동맹의 틀을 흔들 수 있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중의 패권 갈등 속 중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아슬아슬한 줄타기 외교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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