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용태 서울특별시 미래한강본부장 |
서울의 상징인 한강의 약 280년 전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작품 ‘경교명승첩’에 수록된 다양한 그림들을 통해서다. 그중에서 ‘동작진’이라는 작품을 볼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한다. ‘동작진’에는 18척의 많은 배가 등장한다. 쌍돛대를 단 배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을 통해 과거 선조들은 한강의 물길을 활용해 수상 이동을 활발히 했다는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에만 해도 한강은 수운의 중심지였다. 하지만 현재는 과거와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1960년대 한강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수해 방지를 위한 제방 건설이 시작됐고 1980년대에는 한강 변을 정비했지만 한강의 수상을 적극 활용했던 과거의 전통은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인 2007년부터는 한강르네상스를 통해 한강은 다시 시민들의 문화·여가 공간으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둔치에는 산책로와 자전거길이 들어섰고 한강공원에는 잔디밭, 나무가 식재돼 시민들이 즐겨 찾는 나들이 공간이 됐다. 콘크리트로 덮여있던 한강의 호안을 걷어내고 그 자리에 자갈, 흙, 돌을 쌓아 자연형 강변으로 만들면서 한강의 자연성도 크게 회복됐다. 이후 2023년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은 도시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톱5 도시로 향하고 있다. 서해 뱃길을 따라 국내외 관광을 즐기고, 윈드서핑과 요트를 타는 한강은 서울시민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으로 도약하게 될 것이다. 여름에는 한강에서 수영을, 겨울에는 눈썰매를 즐길 수 있고, 사계절 내내 다채로운 축제도 만날 수 있다.
내년 봄에는 한강이 또 하나의 일상 혁명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첫 발걸음을 내디딘다. 서울시는 내년 봄에 한강 물길을 따라 서울의 주요 거점을 이동하는 새로운 수상 교통수단 ‘한강버스’를 정식 운항한다. 이제 버스, 지하철, 자동차 외에 ‘한강버스’까지 시민들의 선택지는 더욱 넓어지게 될 것이다. 한강을 통해 교통체증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경험, 배 위에 앉아 편안하게 갈 수 있는 장점, 더불어 한강의 아름다운 야경과 경치를 보며 고단한 하루를 위로받는 힐링까지 시민 삶에 은은하게 스며들어 일상의 혁명이 일어나는 ‘한강’. 그 첫 번째 결실이 될 ‘한강버스’로 시민들이 새로운 일상을 누리게 되길 기대한다. 그동안 한강 변 아파트에서만 볼 수 있던 한강의 아름다운 뷰를 이제는 모든 시민이 ‘한강버스’를 통해 한강에서 직접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주용태 서울특별시 미래한강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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