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거법 고쳐야"...與 "약물 복용 드러나니 도핑테스트 없애나"

[the300] 유승민 "정치인들 모두가 이재명 대표처럼 교도소 담장 위를 걷지는 않아"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서울 영등포구 어펜딕스에서 열린 '국내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 참석해 투자자 의견을 메모하기 위해 메모장을 꺼내고 있다. 2024.11.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을 지나치게 제약한다"며 선거법 개정 필요성을 역설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약물복용이 드러나자 도핑테스트를 폐지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영훈 국민의힘 대변인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 대표가 오늘(20일)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 축사를 통해 '정치인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선거운동 자유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토론회'에 서면 축사를 보내 "선거 과정 중 선거운동은 유권자에 후보를 알리는 시간이자, 가장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기간"이라며 "그런데 현행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을 지나치게 제약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나친 규제와 '이현령비현령(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법 적용은 정치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역기능도 가지고 있다. 더구나 현행법은 정치 신인의 진입에 한계를 두고 있어 공직선거법의 개정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해당 축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 전인 지난 14일 토론회 주최 측에 전달한 만큼 축사 내용이 이 대표 공직선거법 1심 선고 결과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송 대변인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피선거권이 10년간 제한되는 무거운 형을 선고받고 앞으로도 무죄를 받을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이 대표가 '위인설법(爲人設法)'으로 법을 뜯어고치겠다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정치권력을 동원한 법원 겁박도 실패로 돌아갈 것 같으니, 아예 입법권력을 통해 '나를 처벌하려는 법을 없애겠다'는 전대미문의 일을 꿈꾸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송 대변인은 "이 대표에게 묻는다. 선거법 개정이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한 개정을 포함하는 것이냐"며 "그렇다면 약물복용으로 적발된 운동선수가 '도핑테스트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도핑테스트를 폐지해야 한다는 운동선수가 있다면 영구퇴출감이고, 그런 선수가 주전으로 뛰는 팀이 있다면 해체가 답"이라고 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이 대표 비판에 가세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정치인들이 모두 이 대표처럼 교도소 담장 위를 걷지는 않는다"며 "법을 지키며 깨끗하게 정치하는 사람들을 모독하지 말라"고 했다.

이어 "선거법 유죄 판결 직후 선거법을 고치면 재판 때마다 법을 고칠 거냐"며 "국회가 이재명을 위해 법을 고치는 곳이냐"고 했다.

아울러 유 전 의원은 "법률 해석은 범죄자가 하는 게 아니라 판검사가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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