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황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전쟁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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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왜 브랸스크인가
17일 미국 정부가 자국이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한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러시아에선 첫 공격이 쿠르스크주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미국 당국자들이 복수의 미국 매체에 “에이태큼스는 초기엔 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 병력을 방어하기 위해 러시아군과 북한군을 상대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첫 공격은 브랸스크주 카라체프를 향해 이뤄졌다. 이에 대해 러시아 타스통신은 바실리 카신 모스크바 고등경제대 통합 유럽·국제연구소장을 인용해 “러시아의 반응을 시험하기 위한 공격”이라고 추정했다. 카신 소장은 “(에이태큼스의 러시아 본토 사용 허용은) 러시아에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참여한다는 의미인 만큼 러시아로선 보복할 수밖에 없다”며 “어떤 보복을 할지 예측하기 어려우니 제한적인 공격으로 우리의 반응을 조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의 방공망 태세를 확인하려했을 것이란 추정도 나오고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브랸스크 공격에 대해 “러시아 침략군의 카라체프 무기고를 파괴했다”고만 밝혔다. 다만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허위정보대응센터(CCD) 소장은 텔레그램에 “카라체프 무기고에 북한이 공급한 대포, 활공 폭탄, 대공 미사일, 무기 시스템용 탄약이 있었다”며 “이 기지는 특히 쿠르스크 지역의 러시아 작전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첫 공격도 쿠르스크에 있는 북한군과 무관하지 않은 공격이었다는 뜻이다.
지난해 2월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지역에서 방사선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이동식 대피소에 응급요원이 들어가고 있다. 러시아 과학 연구소가 공개한 사진이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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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핵위협은 엄포?
러시아가 비핵 국가를 상대로 핵공격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새 핵교리를 발표한 날 뉴욕타임스(NYT)는 미 정부 관계자들이 “아무 것도 아닌(nothingburger)”, “하품이 나오는” 핵위협이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수십년간 핵 위험을 연구해온 매튜 번 하버드대 교수는 러시아의 새 핵교리 발표에 대해 “유럽과 미국에 겁을 줘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시키려는 시도”라며 “(장기적으로는 다르지만) 단기적으로는 러시아가 핵을 사용할 확률은 실제 증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도 NYT에 “새 교리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나토의 재래식무기와 핵무기 태세는 러시아의 핵사용을 억제하고 푸틴이 오판할 경우 억지력을 회복하는 데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핵교리 개정이 외교적으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이점이 있다며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야 한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메시지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미국이 러시아와 직접 대화할 것을 주장해 온 만큼 러시아에 유리한 조건으로 전쟁을 끝내려는 협상을 노린다는 것이다.
이날 러시아 비상사태부 산하 연구소는 핵폭발로 인한 방사능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이동식 대피소 ‘KUB-M’ 양산에 돌입했다고 발표했다. KUB-M이 핵폭발로 인한 충격파와 방사능은 물론, 재래식 무기로 인한 폭발과 화재 등으로부터 48시간 동안 54명을 보호할 수 있다면서다. 이번 발표가 크렘린궁이 핵 사용 가능성을 경고한 후에 나온 데 대해 CNBC는 “발표 시기는 우연이 아닌 것으로 보이고, 서방에 대한 또 다른 경고”라고 해석했다.
에이태큼스 사거리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뉴욕타임즈(NY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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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양측 향후 대응은
이제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로 어디를 더 공격하고, 러시아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심사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우크라이나가 보유 중인 에이태큼스가 현재 약 50기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수치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더 타임스는 “공급이 제한돼 있으니 우크라이나 군 사령관은 러시아 내부의 공격 대상을 선택할 때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예상했다.
러시아의 보복 방식은 현재로선 예상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바실리 카신 소장은 타스통신에 “정찰위성 등 적의 정보 인프라에 대한 공격 등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극단적 선택지’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앞서 CNN은 러시아가 유럽 국가 내에서의 책임 입증이 힘든 폭탄 공격 등을 통해 민간인을 노릴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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