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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단독]대형 시중은행, '디딤돌 대출 취급 시 KPI감점' 논란 후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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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디딤돌·버팀목 대출 취급 형태/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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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시중은행이 정책성 대출인 디딤돌과 버팀목 대출을 취급하는 영업점의 KPI(핵심성과지표)를 사실상 감점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은행들은 자체 재원으로 디딤돌·버팀목 대출을 취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손실 보전도 제대로 받지 못해 손해를 보고 있어 상품 취급 자체를 꺼리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A 대형은행은 지난주 일선 영업점에 KPI 위험조정이익 내 기금대출의 평가기준을 '신규 계좌 역마진 보전'에서 '신규 계좌 역마진 미보전'으로 변경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는 기금대출인 버팀목 전세자금대출과 디딤돌 주택담보대출로 인해 역마진이 발생하면 해당 역마진을 수치화해 지점의 KPI를 감점하겠다는 뜻이다. KPI 평가 기준 아래에 '위험조정이익'은 통상 은행권 KPI 기준 가운데 가장 높은 배점 비율을 차지한다.

다만 A은행은 시행하자마자 이를 취소했다. 갑작스런 지침 변경으로 일선 영업점에서 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당장 공문을 받은 영업점들은 지난 18일부터 기금대출 취급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갑작스런 지침 변경으로 일선 영업점에서는 고객과 약속을 한 직원이 곤란한 상황을 겪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은행권에선 버팀목과 디딤돌 대출의 역마진 규모가 커지면서 정책성 대출을 꺼리는 상황이 지속됐다.

버팀목과 디딤돌은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의 재원으로 실행된다. 은행은 수탁기관으로서 상품을 판매하다가 기금 재원이 떨어지면 은행 자체 재원으로 대출을 취급한다. 보통 9~10월쯤 기금 재원이 소진되나 올해에는 은행권이 정책대출을 취급한 지 한달만인 지난 3월 중순 동이 났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들어 지난 10월까지 공급한 디딤돌·버팀목대출 등 정책대출은 총 36조6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은행권의 자체 주담대 공급액인 34조원보다도 2조6000억원 많다.

정책성 대출이어서 금리는 낮다. 대신 주택도시기금이 시장대출금리와 기금대출금리 차이를 보전해준다. 하지만 은행권 주담대 금리가 7월 이후 급격히 치솟자 디딤돌 대출금리인 2~3%보다 약 2%포인트(P)까지 높아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금은 0.99%P까지만 이차보전해주고 나머지는 은행이 부담해야 한다. 7월부터 역마진이 난 셈이다.

이에 다른 시중은행인 B은행도 정책대출 건당 취급 수수료를 KPI상 비이자이익에 반영하던 것을 올해 상반기에 일시 중단했다. 일선 영업점이 정책대출을 취급할 유인을 낮춘 것이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실소유자 중심의 대출 공급을 위해 다시 실적에 반영하고 있다.

국토부가 선정한 주택도시기금 수탁은행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부산은행·iM뱅크다. 이들 은행은 2023년 4월부터 2028년 3월말까지 5년간 정책대출을 취급해야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건당 수수료를 받지만 은행 대출보다 훨씬 많은 서류를 수기로 전부 받아야 하고 팔수록 손해라 영업점에서는 꺼릴 수밖에 없다"라며 "기금대출을 취급 규모를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고 이를 정부와 금융당국도 알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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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성 대출 vs 은행 주담대 공급액 비교/그래픽=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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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엽 기자 usone@mt.co.kr 이용안 기자 k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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