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어머니도 법정에…"권력 기생하며 딸 괴롭혀" 엄벌 탄원
둔기로 아내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대형 로펌 출신 변호사 A씨가 지난해 12월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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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이혼 소송 중인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의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살인 혐의로 기소된 미국 변호사 A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나는 왕따 피해자였다”라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하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고법 형사11-1부(박재우 김영훈 박영주 부장판사)는 20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 변호사 A(51)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해 12월 3일 이혼 소송을 제기한 뒤 별거 중이던 아내를 아파트로 부른 뒤 둔기로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직후 경찰이나 소방이 아닌 검사 출신 전직 다선 국회의원 부친에게 전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부친이 현장에 도착한 이후에야 소방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며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있지 않는다. 피해자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피고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며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징역 25년을 선고한 바 있다.
A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 범행은 결코 계획적인 것이 아니라 억눌려온 감정이 순간적으로 폭발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이라며 “범행 당시 감정이 격화한 상태였기 때문에 피고인 스스로도 어떤 행위를 하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했다”고 변론했다.
또 “검찰은 공소장에 범행 직전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게 된 경위를 3장에 걸쳐 적시했다”며 “피해자 측 변호사가 작성한 소장 내용은 통상 이혼 당사자의 일방적 주장인데 이것을 인용한 것은 재판부가 예단을 가질 수밖에 없는 위법한 공소제기”라고도 주장했다.
A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저는 무서웠다. 한국이 무서웠다”며 울먹였다. 이어 "진실도 왜곡되고 정의도 없고 약자로서 다수에게 매도당한다”며 “우리가 외국에서 결혼한 커플이었다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저는 왕따 피해자였다. 여러분은 제가 권력자라고 생각하는데 정반대”라며 “제가 먼저 용서하겠다. 사랑한다”고 두서없는 말을 이어갔다.
이날 법정에서 발언 기회를 얻은 피해자의 어머니는 “A씨는 기생충”이라며 “본인은 책임질 줄도 모르고 계획도 없이 권력에 빌붙어 그 권력이 자신의 것인 양 휘두르며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결혼하자마자 가면을 벗고 딸을 괴롭히고 폭행했다”며 “딸은 A씨의 아버지에게 A씨를 정신적 치료를 받게 해달라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오는 12월 18일 오후 2시로 2심 선고기일을 정했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jis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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