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유콘'(USNS YUKON)함/그래픽=윤선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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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군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을 연이어 수주한 한화오션이 일부 정비 과정을 협력업체에 맡긴다. '트럼프 러브콜'로 MRO 사업 규모가 앞으로 더 불어나면 지역 중소조선소와의 상생 효과를 키울 기회가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오션으로선 최근 수주 확대에 MRO 사업까지 겹쳐 빚어진 도크 부족 상황을 이를 통해 풀 수도 있다.
19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이 MRO 사업을 따낸 미 해군 7함대 소속 급유함 '유콘'(USNS YUKON)함은 지난 15일 한화오션 협력업체 A사의 수리 조선소로 입항했다. 경남 거제에 위치한 해당 조선소는 유콘함을 접안시키는 안벽 작업 등을 수행한다. 이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은 배를 들어 올리는 '상가' 작업부터의 정비 과정을 맡는다. 유콘함은 1994년 3월 취역한 함정으로 한화오션은 이 함정을 내년 4월까지 수리해 미 해군에 다시 인도한다.
유콘함은 한화오션이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Wally Schirra)호에 이어 두번째로 수주한 미 해군 MRO 사업이다. 월리 쉬라호는 지난달 거제사업장으로 입항해 정비를 받고 있으며 내년 1월 미 해군에 다시 인도된다. 월리 쉬라호는 입항부터 출항까지 전 과정을 한화오션이 맡은 반면 유콘함은 일부 작업이 외주 형태로 진행되는 셈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미군 측과 보안에 관련된 사항은 협의를 마치고 진행하기 때문에 보안상의 문제는 없다"고 했다. 한화오션은 지난 7월 미 해군 MRO 사업을 위한 자격증에 해당하는 함정정비협약(MSRA)을 체결했는데 안벽 등 경정비는 MSRA를 획득하지 않은 조선소에서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LNG운반선 등 선박 수주 호조에 MRO 사업까지 겹치면서 한화오션 조선소가 '포화 상태'에 이른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은 올해 이날까지 총 42척(해양 1기 포함) 선박을 수주했다. 금액으로는 81억5000만 달러다. 수주 호조에 따라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의 2분기, 3분기 가동률은 각각 100.7%, 99.8%로 사실상 초과 가동 상태다. 365일 빈 도크 없이 건조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미 해군 MRO 사업까지 따내면서 도크 부족 상황에 처했단 게 한화오션 내외부 평가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도크 설치는 큰 투자가 필요한데 현재 물량이 많아서 투자를 늘렸다가 몇 년 뒤 일감이 떨어지면 감당이 안된다"며 "사업은 한화오션이 수주하고 지역 중소조선소의 비어있는 안벽 등을 활용하는 실험적 도전을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대선을 기점으로 미국발 MRO 사업 수주 규모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지역 상생 효과도 커질 것으로 업계는 기대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세계적인 한국의 군함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으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보수, 수리, 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한 양국 협력이 필요하다"고 공언했다. 이같은 협업 모델이 자리잡으면 향후 MRO 사업 추가 수주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한화오션은 보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기술이나 전체 관리 능력을 지닌 한화오션이 주도해서 수주를 늘리고 지역에 있는 중소 조선소들과 협업하는 것"이라며 "향후 한화오션이 MRO 사업에서 추가 진출을 도모할 때 협력업체의 기술이 검증돼있다면 수주 단계에서부터 협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도균 기자 dkk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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