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노조 "박봉·격무 문제"…서울시 "필수 인력 최소 도입"
필리핀 가사도우미 비용 문제 여전…서울시는 확대 계획
서울 중구 서울역 인근 버스전용차로에서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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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서울시가 가사 관리사에 이어 마을버스에서 외국인을 채용하기로 하면서 '외국인 인력 대체'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외국인 인력 도입은 국내 인력난에 따라 불가피하다는 입장과 불법체류 문제, 내국인 일자리 침해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온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외국인 마을버스 기사 도입을 위해 정부에 E-9(비전문 취업) 비자 발급 대상에 운수업을 포함해달라고 건의했다. 마을버스 기사들의 이탈이 심해지면서 매년 인력이 20% 정도 부족한 데 따른 것이다.
E-9 비자는 현재 제조업, 농업, 축산업 등 비전문 직종에 취업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발급되고 있지만, 운수업이 포함되면 외국인 운전기사가 늘어날 수 있다.
지금도 방문취업(H-2)이나 재외동포(F-4) 비자 등으로 외국인 운전기사 취업은 가능하지만 외국 국적 동포나 결혼 이민자 등에게만 발급돼 서울 내 마을버스 운전기사 중 외국인 비율은 2%에도 미치지 않는다.
서울시가 마을버스 운전기사 외국인 투입을 실시하려는 건 인력 수급 문제 때문이다.
앞서 시는 5월 '서울 외국인 주민 정책 마스터플랜(2024~2028)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 외국인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가사 관리, 간병인·요양보호사 등 돌봄 분야와 외식업·호텔업 분야 등 인력난이 심각한 부문이 대상이다.
대표적으로 시는 고용노동부 등 정부와 함께 국내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가사 관리사'를 제도화하고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 내 맞벌이 가정 등 169가정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이에 더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외국인 가사 관리사 사업에 대해 '출퇴근제'가 아닌 홍콩이나 싱가포르처럼 '입주형'을 혼합하는 방안, 다른 동남아 국가들까지 복수 선정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사업 확대 의지를 밝혔다.
또 '외국인 간병인' 도입과 관련해서도 "(고령화로 인해) 앞으로 돌봄 노동자들이 굉장히 많이 부족한 '돌봄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외국인 인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불법 체류 문제, 비용 문제, 내국인 일자리 차별 등 우려도 제기된다.
외국인 가사 관리사 사업은 비용, 초기 일부 인원 이탈 뒤 강제추방 등 문제가 제기됐다. 서울시는 '외국인 가사 관리사' 이용 비용이 1일 8시간 기준 월 200만 원을 훌쩍 넘어서는 점을 이 사업의 한계로 지적하며 고용부와 조율 중이지만, 고용부는 최저임금 적용은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버스노조는 외국인 버스 기사 도입은 청년 일자리 보호에 역행하는 사업이라며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전국자동차노동종합연맹 서울시 버스노동조합은 지난 18일 공식 입장을 통해 "마을버스 기사들의 인력 수급이 힘든 진짜 이유는 박봉과 격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마을버스 운수종사자 처우 개선을 적극 추진 중이며 외국인 종사자 도입은 필수 수요에 한해 최소한으로 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시 관계자는 "마을버스 운전자 부족 문제 해결 외에 운전기사 처우 개선을 위한 재정지원으로 마을버스 기사 인력난 해소도 적극 추진 중"이라고 "우리나라 청년들이 마을버스에 취업하고자 하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최우선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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