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0 (수)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정밀 검사로 망막 변성 발견… 레이저 시술로 진행 막아 [기자 체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안과센터 눈 검사

망막 문제 생겨도 알아채기 어려워… 40대 넘으면 정밀 검진 꼭 받아야

일반적인 안압-굴절 검사 이외에

녹내장-망막 질환 여부 확인하려면… 안구 단면 스캔하는 정밀 검사를

동아일보

눈 정밀 검사 어떻게 진행되나 1 기자(오른쪽)가 눈 계측검사 중인 모습. 정밀검사에 앞서 안구 길이 등을 점검하는 안구의 ‘신체검사’에 해당된다. 2 눈물 지질층 두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눈물 기능검사 등을 통해 안구건조증이 있는지 확인하는 검사다. 3 안구 조직을 스캔하는 안구광학단층촬영(OCT) 진행 모습. 이 검사로 녹내장이나 황반변성 등 치명적인 안과 질환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4 안구광학단층촬영 결과 망막이 얇아진게 관찰된다. 5 망막 내부의 문제점을 점검하는 광각안저촬영 모습. 기자는 이 검사를 통해 왼쪽 눈의 망막 변성이 확인됐다. 6 기자의 눈 상태를 점검하는 김주연 세란병원 안과센터장.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0대가 되면 많은 사람이 건강관리를 시작한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그동안 거리를 두던 헬스클럽에 등록하거나 집 근처를 달리는 40대가 늘어난다. 관심도 없던 각종 영양제를 스스로 찾아보고 복용하기 시작했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40대에 온몸의 건강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지만 정작 그 중요성을 간과하는 신체 기관이 있다. 바로 눈이다. 통상 이 시기부터 가까운 곳에 있는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노안(老眼) 현상이 시작된다. 전문가들은 노안을 계기로 전체적인 눈 건강을 점검하면 이후 시력을 또렷하게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난다고 조언한다. 40대 중반인 기자가 서울 종로구 세란병원 안과센터에서 노안 초기에 선제적으로 받을 수 있는 눈 검사를 체험해 봤다.

눈이 ‘적신호’ 보내면 정밀 검사 필요

눈은 정직한 신체 기관이다. 이르면 40대 초중반, 늦어도 40대 후반이면 누구나 노화된다. 대표적인 증상이 노안으로 눈의 근육이 약해지는 현상이다. 우리 눈은 수정체를 둘러싼 근육에 힘을 주거나 빼는 방식으로 사물을 본다. 특히 가까운 곳을 볼 때 눈 근육에 많은 힘이 들어가지만 나이가 들수록 힘을 주지 못하게 된다. 가까운 곳부터 보이지 않게 되는 이유다.

지난달 말 세란병원 안과센터를 찾아가 “노안이 생긴 뒤에 눈이 침침하다”고 호소하자 우선 시력검사부터 시작했다. 이후 일반적인 안압 검사, 굴절 검사 등이 이어졌다. 여기까지는 매년 건강검진을 할 때 받는 일반적인 눈 검사와 비슷했다.

1차 점검 결과 기자는 고도근시에 노안 현상이 있었다. 안구건조증도 의심됐다. 정밀 검사를 통해 망막에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했다. 김주연 세란병원 안과센터장은 “눈은 으레 40대부터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한다”라며 “고도근시가 있는 사람은 이 나이대에 선제적으로 정밀 검사를 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정밀 검사는 검사용 안약을 넣고 진행한다. 이를 ‘산동 검사’라고 하는데 약물을 넣어 눈동자를 크게 만드는 것이다. 안약을 한 번 넣으면 8시간 정도 시야가 뿌옇거나 빛 번짐 현상이 나타난다. 실제 기자는 이 약을 눈에 넣은 뒤 하루 종일 눈이 부셔 햇빛이 있는 곳에서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다. 안과 검사를 받은 뒤 자가운전을 하면 안 된다고 안내하는 이유가 바로 이 약물 때문이다.

눈에 안약을 넣은 뒤 계측 검사가 시작됐다. 기계로 안구 길이와 기울어진 곡률 등을 촬영한다. 기자는 안구 길이가 우안 28.30㎜, 좌안 27.80㎜로 정상 길이보다 긴 축성근시로 확인됐다. 그다음 검사는 눈물 지질층 두께 검사다. 젊은 사람이 안과에 가는 가장 흔한 질환이 안구건조증인데 이 검사를 통해 눈물이 제대로 나오는지, 마이봄샘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확인한다.

안구광학단층촬영(OCT)도 진행됐다. 안구 조직의 단면을 스캔해 녹내장과 망막 질환을 정밀 검사한다. 특히 고도근시가 있는 사람은 눈의 망막 중심부에 있는 황반이 손상되는 황반변성이 생길 수 있어 OCT를 꼭 진행해야 한다. 다행히 기자의 황반에서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다음은 광각 안저 촬영 검사다. 눈 안쪽의 망막을 넓게 촬영해 망막과 망막 혈관과 시신경 등을 확인하는 검사다. 이 검사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기자의 왼쪽 눈 2시 방향 망막에서 얇아진 부분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이른바 ‘망막 변성’이라 부르는 증상이다.

정밀 검사로 찾아낸 망막 변성

안과 종합 검사 결과 기자는 노안, 고도근시, 안구건조증 등의 눈 관련 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40대의 안구건조증은 눈 염증 질환을 불러올 수 있어 인공눈물 처방을 받았다. 노안에 대해서는 안경 렌즈 변경을 권유받았다.

즉각 치료가 필요한 것은 망막 변성이었다. 이는 눈 안쪽에 붙어 있는 망막이 제자리를 벗어나 떨어지는 질환으로 심할 경우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통상 망막 내에 약해진 부분이 생기면서 발생하는데 레이저를 사용해 약해진 부분 주위를 태워 단단하게 붙이는 ‘방책 레이저 광응고술’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기자 역시 해당 시술을 권유받았다. 레이저 시술 시간은 약 10분 정도 걸리며 시술 후 약 30분 이상 시야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시력이 좋아지는 치료는 아니며 망막 박리 등이 더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시술이다.

세란병원 관계자는 “40대 이상에서는 정밀 검사를 진행하다가 눈의 이상을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주치의와 상담한 후에 추가 시술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기자는 이후에 일정을 잡고 추가 치료를 진행하기로 했다.

“40대 넘으면 망막 검사를”

잘 보이던 눈이 갑자기 보이지 않고 침침해지면 누구나 당황하고 불편하기 마련이다. 40대 이상 노안과 관련된 궁금증을 김주연 센터장과의 일문일답으로 알아봤다.

―40대에 꼭 해야 하는 눈 검사는.

“시력검사와 안압 검사가 기본이다. 여기에 안저 검사를 해서 망막 건강을 점검하는 게 좋다. 망막에 문제가 있어도 환자 본인이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물론 당뇨 등의 질병이 있으면 검진 항목이 달라지고 여러 추가 검사도 받게 된다.”

―근시 환자에게 노안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요즘은 젊을 때 근시였던 환자들이 노안이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안경을 바꿔 가면서 쓰는 게 좋다. 일상생활을 할 때는 자신의 시력에 맞는 원래 안경을 쓰다가 PC 작업을 하거나 책을 읽을 때만 도수가 낮은 안경을 쓰면 노안으로 인한 불편함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

―다초점 렌즈를 쓰는 경우도 있나.

“불가피하게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를 번갈아 봐야만 하는 경우에는 다초점 렌즈가 좋다. 예를 들어 운전을 하다가 중간에 휴대전화 메시지도 꼭 확인해야 하는 경우에는 다초점 렌즈가 필요하다. 하지만 실내에서 오래 컴퓨터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다초점 렌즈를 쓸 필요 없이 안경을 두 개 번갈아 쓰는 게 낫다.”

―렌즈를 눈에 넣는 노안 수술도 있다던데….

“60대 이상이 되면 백내장이 발병할 수 있다. 백내장과 노안을 동시에 치료해야 하는 경우라면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노화된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하지만 수정체의 기능이 온전할 때 미리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면 오히려 수술 후에 시력이 나빠질 수 있다.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백내장으로 인해 의미 있는 시력 저하가 나타났을 때 해야 한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