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
부동산 시장 안정 위한 정책
“내년까지 입주 물량 줄어들 전망… 수요 있는 지역 중심 공급 늘려야”
“수도권 안에서도 양극화 심화… 절차 간소화해 공급속도 높여야”
“늘어나는 미분양, 79%가 지방에… 세제-대출 등 정책적 지원 필요”
19일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위 사진)은 기준금리 인하와 대출 규제가 건설·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을, 강정규 동아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아래 사진)는 지방 미분양 문제의 심각성과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수도권과 지방, 서울과 비(非)서울, 서울에서도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와 비강남4구 간 양극화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요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공급을 확대해야 합니다.”(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
“일본처럼 국내 부동산 시장에서 양극화를 넘어 ‘삼(三)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분양이 심각한 지방에는 세제 혜택, 대출 지원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합니다.”(강정규 동아대 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
동아일보와 채널A가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수도권 vs 지방 부동산 시장 양극화 해소를 위한 과제’를 주제로 개최한 ‘2024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에서는 양극화된 부동산 시장 상황과 원인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참석한 정부와 건설업계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 확대와 지방 미분양 문제를 해소하려면 규제 완화를 비롯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서울서도 강남과 비강남 간 양극화”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2024 동아 건설·부동산 정책포럼’에서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이 정부의 수도권 주택 공급 및 지방 미분양 해소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선 진현환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향후 6년간 수도권에 42만7000채 이상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겠다”며 “매년 7만 채 규모인 일산 신도시가 하나씩 공급되는 수준의 물량”이라고 강조했다. 주택 21만 채 이상을 추가로 공급하고 도심 정비사업과 1기 신도시 등에서 21만7000채를 조기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진 차관은 “아파트와 비아파트, 수도권과 지방, 수도권 안에서도 주택가격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공급이 부족한) 도심 정비사업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이 제정되도록 국회와 적극 협의하고, 지방에서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경우 혜택을 주는 방안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 시점의 주택시장과 건설투자’를 주제로 발표에 나선 송 소장은 “집값 하락기에 수도권 집값이 지방보다 크게 떨어지고, 상승기에는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가 나타났다”며 “올해 수도권 집값이 오른 건 2022, 2023년 크게 하락한 집값이 반등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2021∼2023년 금리 인상기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부진했던 탓에 올해와 내년 주택 입주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양극화가 지속될 우려를 나타냈다. 올해 8월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는 2023년 1월 이후 12.7% 올랐다. 반면 지방은 0.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소재 비(非)아파트 실거래가격 지수 상승률은 3%에 그쳤다.
송 소장은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의 영향에 대해서는 “2021년 8월 기준금리 인상 직후 오히려 한동안 집값이 올라갔듯 금리 인하 효과도 시차를 두고 시장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올해와 내년 입주 물량이 줄어들지만,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과 대출 규제 등 하방 요인도 있어 당분간 주택시장은 서울 고가 아파트를 제외하면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 “삼극화 우려… 지방 주택 수 규제 완화해야”
‘지방 미분양 아파트 실태와 해소를 위한 정책적 제언’ 발표를 맡은 강 교수는 “청년 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는 부산의 경우 집 상태가 양호한데도 빈집이 정말 많다. 건설사들은 미분양을 해소하려고 명품 추첨 이벤트, 1억 원 할인 분양까지 하고 있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전국적으로 집값이 급등했던 2021년 12월 1만7710채였던 전국 미분양 주택은 올해 9월 6만6776채로 3.7배로 늘었다. 이 가운데 5만2878채(79.1%)가 지방에 있다.
강 교수는 “일본에선 주택의 10% 정도가 가격이 오르고, 70%는 가격이 정체되거나 하락하고, 나머지 10∼15%는 아예 가치가 없다고 여겨지는 삼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미분양 주택 문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뿐만 아니라 건설업 취업자 감소로 이어져 국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그 여파로 지방 재정이 위축되고 사회간접자본(SOC) 등 인프라 투자가 줄어 지방 소멸이 더욱 가속화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이어 “건설업계와 다른 전문가들은 미분양 문제를 해소하려면 다주택자 세금 중과 기준을 주택 수가 아니라 총액 기준으로 변경하고, 지방 주택 구매 시 주택 수 제외 등 세제 혜택을 주고 저금리 주택담보 대출 등이 필요하다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는 직접적인 세제 혜택에는 조금 신중한 모습을 취하고 있는 것 같은데, 미분양 문제는 특정 건설사나 특정 지방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재식 한국주택협회 부회장, 이병훈 대한주택건설협회 상근부회장과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HDC현대산업개발, ㈜한화, 금호건설, 두산건설, ㈜한양, 부영그룹 등 기업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