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검찰, 해도 해도 너무해…몰랐을 리 없다는 식 억지 기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을’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 달기 행사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의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윤석열 정부 들어 이 대표가 기소된 것은 다섯번째다. 민주당은 ‘검찰의 비열한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유죄 판결 이후 검찰이 한층 공세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수사·기소권을 정국 전환의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허훈)는 19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와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정아무개씨,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아무개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시절인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경기도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하고, 경기도 법인카드로 샌드위치, 과일 및 식사대금, 세탁비 등으로 지출하는 등 모두 1억653만원의 경기도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이 대표는 경기도가 6540만원에 구입한 제네시스 G80 관용차를 공무와 무관한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씨 수행 업무에 주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또 집안 제사에 사용할 제사용품 등 과일(2791만원 상당), 아침식사로 먹을 샌드위치(685만원), 세탁비(270만원)를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허위 지출결의를 통해 경기도 예산으로 지출했다고 봤다.

검찰은 이 사건이 비서실장 정씨와 김씨의 수행비서로 알려진 도청 의전담당 ‘사모님팀’의 배씨 지휘 아래 이뤄졌고, 이 대표가 이를 알았거나 묵인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이 의혹은 대선을 앞둔 2022년 2월 전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 조명현(공익제보자)씨가 “경기도 법카를 사적으로 유용하고 있다”고 폭로하면서 검경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연루 정황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이 대표를 불송치 결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에 입당한 조씨가 지난해 8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졌고, 권익위는 ‘개연성이 있다’며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검찰은 이 대표의 부인 김씨도 75건 889만원의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판단했으나,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피의자 조사 없이 기소한 만큼, 앞으로 법정에서 유무죄를 치열하게 다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이어 오는 25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 재판이 진행 중인 대장동·백현동·성남에프시(FC) 사건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이어 다섯번째 기소로 재판을 받게 돼 ‘사법리스크’ 부담은 더욱 커졌다.

조승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미 경찰 수사에서 이 대표에게 혐의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검찰은 부득부득 사건을 되살려 기소했다”며 “검찰에 부여된 기소권이 야당을 옥죄기 위한 수단이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관계자도 “대통령 지지율이 10%대까지 하락하며 수세에 몰렸던 여권을 구하기 위해 검찰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며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정치수사”라고 비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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