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0 (수)

유상임 장관 “AI 강국 위해 개혁·도전… 훗날 과학기술 정부, 과학기술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것” [세계초대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3대 게임체인저 기술 집중 육성 나서

낡은 관행 없애 선도형 R&D 추진

민·관 합심해 세계 톱3 도약 이룰 것

양자·첨단바이오 등 ‘집단지성’ 필요

출연硏 집단연구 할 수 있도록 전환

기술산업화 생태계 구축 위해 총력

AI 기본법 통해 워터마크 의무화 계획

딥페이크 성범죄물 범인 추적 등 기여

큐싱 피해 예방 위해 대대적 교육 추진

“AI(인공지능) 산업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선도를 위한 기술개발과 지원은 피할 수 없는 과제입니다. 어렵지만 해내야 합니다.”

AI가 세상을 바꾸려 한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생활을 바꿔놓았듯 AI는 인류의 의식과 삶의 방식까지도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일보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14일 서울 중구 명동 중앙우체국에서 세계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 세계 3강(G3)으로 도약하기 위한 윤석열정부의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세계 각국이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에 나선 이때 우리 정부도 AI 세계 3강(G3)을 천명하고 있지만 글로벌 빅테크(거대기술 기업)들의 공세 앞에 갈 길은 멀기만 하다. 반도체 산업을 앞세워 선진국으로 부상한 한국이지만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하는 주류 AI 산업에 아직 편승하지 못했고, 연구개발(R&D)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취임 100여일을 맞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4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어렵지만 해내야 한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장관직을 수행하는 동안 AI 등을 둘러싼 신(新)기술 글로벌 패권경쟁에서 한국이 헤게모니를 잡을 기반을 닦겠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이었다. 그러면서 유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AI에 대한 이해가 높고, 그만큼 AI에 대한 기술 개발 및 지원 의지가 크다”며 “훗날 과학기술 정부, 과학기술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정부가 반환점을 돌았다. 과학기술과 관련한 주요 성과는.

“윤석열정부는 과학기술, 디지털 분야에 대한 과감한 개혁과 도전, 투자를 해내고 있다. 그 결과 글로벌 과학기술·디지털 강국으로서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이 한층 높아졌다. R&D의 낡은 관행과 비효율을 제거해 ‘선도형’ R&D로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R&D 예비타당성 조사 폐지와 미국 등 선도국과의 협력 연구 확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와 자율적 경영 지원 등 R&D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인 AI반도체, 첨단바이오, 양자 등 3대 게임체인저 기술도 집중 육성 중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 독자 기술로 누리호·다누리 발사를 성공하며 우주경제 시대를 열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과학기술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수 있나.

“과학기술과 디지털이 국가 명운을 좌우하는 소위 기정학(기술이 한 국가의 성패를 가른다는 논리) 시대가 도래한 것을 윤 대통령도 크게 인식하고 있다. (대통령) 스스로 업무에 챗GPT 4.0을 활용하는 등 AI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해외 순방 시 캐나다 토론토대 등 최고 수준의 AI 연구기관을 찾아 연대를 강화했고, 우주항공청을 설치해 민관이 함께하는 우주경제 시대 개막을 알렸다. ‘뉴욕구상’과 세계 최초의 디지털 질서 규범인 디지털 권리장전, 혁신적이며 포용적인 AI를 위한 ‘서울선언’은 훗날 평가받을 성과다.”

―미국 행정부가 바뀌면서 한·미 과학기술 분야 협력에 변화가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과학기술·디지털 분야에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연구보안 강화 등 기술 보호 조치와 비자 정책의 변화가 과학기술 협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빅테크의 디지털 무역장벽 해소를 위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예상된다. 하지만 AI와 양자 등 첨단기술 분야는 투자가 확대될 것이고 국내 연구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대미 소통 채널을 강화하며 글로벌 R&D가 차질 없이 추진되고 우리 기업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겠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는 AI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한국이 주요국들보다 AI 분야서 뒤처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국민의 높은 기술 수용도와 세계적 수준의 제조업 및 반도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저력을 바탕으로 민관이 합심한다면 AI 3대 강국 도약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지난 9월 윤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AI위원회가 출범했다. 정부는 민관 합작 투자를 바탕으로 국가AI컴퓨팅센터를 구축하고 글로벌 AI 프런티어랩과 국가 AI 연구거점을 중심으로 도전적인 AI 연구를 지원할 계획이다. AI 강국 도약은 어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해내겠다.”

―AI 기본법이 국회에 몇 년째 발이 묶여 있다.

“기본법안의 조속한 제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산업계에서 많은 요구가 있고, 여야의 공감대도 형성되어 있다. AI 기본법안은 AI 발전과 안전·신뢰 기반 조성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딥페이크(AI로 만든 가짜 이미지) 성 착취 등 AI 악용 범죄가 큰 문제가 되면서 AI 규제에 대해서도 관심도가 높은데, AI기본법에는 AI 생성물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기본 의무를 규정하고 악용 범죄에 대해서는 성폭력특례법 등 처벌 규정을 보완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번 정기국회 내에 통과되기를 기대한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출연연 육성 의지가 강하다. 평소 집단연구를 강조하는 이유는.

“출연연은 국가적 R&D 목표 달성을 위한 연구조직이다. 개개인의 연구 자율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조직으로서 목표 달성을 위한 집단연구가 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R&D 과제가 개인 단위로 파편화돼 집단연구를 어렵게 했다. 연구현장에서 제기하는 PBS(연구과제 중심 운영제도) 문제의 본질이 바로 이 부분이다. AI와 양자, 첨단바이오 등 기술은 집단지성이 필요하다. 정부는 출연연이 집단연구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소형 PBS 과제들을 대형 블록펀드 사업으로 전환해나갈 계획이다.”

―기술산업화를 강조했다. 기술산업화의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은.

“기술산업화란 R&D를 통해 개발된 원천기술이 새로운 부가가치나 산업을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술산업화 관련 글로벌 통계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낮은 수준이다. 독일과 일본 등 주요국보다 범정부 차원의 기술산업화 생태계 구축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생태계 구축에는 산·학·연·관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지만, 전문 연구집단인 출연연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출연연이 기술산업화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평가 및 보상 체계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방안은.

“AI 기본법 제정을 통해 AI 생성물에 대한 워터마크 표시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AI 워터마크는 성범죄물 생성자 추적과 사회 인식 제고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딥페이크 생성과 탐지, 삭제 전주기에 대응할 수 있는 R&D 사업을 확대하고 AI 윤리·신뢰성 포럼, AI 윤리 자율점검표 등을 통해 기업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AI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향후 AI 안전연구소가 안전한 AI 개발을 이끌어 갈 것이다. 초·중·고 학생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딥페이크 성범죄의 위험성을 제대로 교육해 나가겠다.”

―최근 발족한 ‘디지털 민생 지원 추진단’의 역할은.

“과기정통부는 보이스피싱과 큐싱(QR코드를 이용한 해킹) 등 디지털 역기능을 해소하고, 방송·통신 플랫폼을 통해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고자 지난달부터 디지털 민생지원 추진단을 운영하고 있다. 큐싱 피해로부터 청소년을 지키기 위해 관계 부처 합동으로 전국 초·중·고에 대대적인 교육과 홍보를 진행했다. 또 IP카메라(인터넷에 연결한 카메라) 해킹 사생활 침해를 해결하기 위해 보안강화 대책을 마련했고,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여러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을 만나 상생협력 방안을 발굴하고 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과 제4이동통신사 선정에 대한 방향은.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제를 중저가 중심으로 개편해 최저요금을 3만원대로 낮췄고 그 결과 가계통신비 지출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최근 5G 요금제가 대폭 개선됨에 따라 일부 구간에서 4세대 이동통신(LTE) 요금제가 5G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문제가 발생했는데 향후 이동통신사와 협의해 개선하는 한편, LTE 및 5G 요금제 통합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제4이통사의 경우 다양한 의견과 우려가 있었던 만큼 정책 실효성과 사업자의 재정적 능력에 대한 검증 등 다각적인 검토를 통해 연내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959년 강원 영월 출생 ●서울대 요업공학 졸업 ●서울대 화학공학 석사 ●아이오와 주립대 재료공학 박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산학협력재단 상임이사 ●대한금속재료학회 부회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2024년 8월∼)

대담=나기천 산업부장, 정리=김건호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