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박장범 한국방송(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영일 한국방송 노사협력주간에게 질의하고 있다. 국회방송 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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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한국방송(KBS) 사장이 한국방송 이사회의 사장 후보자 선임에 앞서 용산 대통령실로부터 ‘연임되지 않을 것’이라고 미리 통보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서 열린 박장범 한국방송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둘째 날 참고인으로 출석한 안양봉 한국방송 기자는 회사 쪽 주요 간부로부터 이러한 전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안 기자는 “지난달 23일 회사 앞 술집에서 이영일 노사협력주간으로부터 두가지 이야기를 들었다. 전날(22일) 박민 사장이 용산으로부터 교체 통보를 들었고, 핵심 참모들과 저녁 자리를 가지면서 본인이 교체된다는 이야기를 전달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상현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장도 “(지난달 23일) 이사회 표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영일 주간이 저녁을 먹으러 가길래 의아했는데, 그 식사 자리에서 그 얘기(박민 사장 교체 사전 통보)를 했다는 말을 여러 사람으로부터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은 한국방송 이사회가 박민 현 사장, 박장범 당시 앵커, 김성진 방송뉴스주간 3명을 공개 면접한 날이다. 애초 한국방송 안팎에서는 박민 현 사장의 연임이 점쳐졌으나, 박장범 당시 앵커가 그날 최종 낙점을 받았다.
한국방송 이사회는 독립적 표결을 거쳐 최종 사장 후보자 1명을 정한 뒤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해야 하며, 사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뒤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하지만 안 기자 등의 국회 발언으로 용산이 박민 사장을 박장범 후보자로 교체하는 데 직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셈이다.
하지만 이영일 노사협력주간은 이날 청문회에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이 주간은 ‘박민 사장이 용산으로부터 교체 사실을 사전 통보받았다는 말을 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 질의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저희는 박장범 후보자 선임이 용산, 특히 ‘김건희 라인’의 오더라는 강력한 의심을 하고 있다. 그게 아니고서야 갑자기 한달 전에 박장범 후보자가 ‘케이비에스 사장 한번 해야지’ 하고 출마하는 일이 있을 수 있나”라고 주장했다. 박장범 후보자는 ‘용산에서 언제 연락받았느냐’는 최 위원장 질의에 “연락받은 적 없다”고 답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18~19일에 이어 20일 하루 더 연장하는 ‘청문회 실시 계획서 변경의 건’을 의결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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