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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신구실세' 머스크·엡슈타인 권력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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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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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8일(현지시간) 숀 더피 전 하원의원을 트럼프 2기 행정부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당초 트럼프 인수위원회 '신흥 실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지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후순위였던 더피 전 의원이 선택됐다.

인수위 내부에서 머스크 CEO에 대한 견제 심리가 감지되는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은 19일 오후로 예정된 머스크 CEO의 스페이스X 우주선 시험 발사를 참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두 사람이 변함없는 '밀월 관계'를 과시하는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더피 전 의원을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한다는 성명에서 "그는 미국 고속도로, 터널, 교량, 공항을 재건할 때 탁월함과 적격성, 경쟁력, 아름다움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국가안보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항만과 댐이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피 전 의원은 위스콘신주 지방검사 출신으로 2011~2019년 연방 하원의원(위스콘신)을 지냈다. 공직 생활을 하기 전에는 럼버잭(벌목꾼) 대회 선수로 활동하는 한편 리얼리티 TV쇼에 출연했고, 지난해부터 폭스비즈니스의 TV쇼 '더 보텀 라인' 공동 진행자로 활동해왔다. 그의 부인인 레이철 캠포스-더피 역시 폭스뉴스 진행자로 일하고 있다. 이로써 폭스 계열 TV 진행자 출신으로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에 이어 두 번째 차기 내각 장관 후보자가 됐다.

매일경제

숀 더피 지명자


더피 전 의원의 교통부 장관 지명을 두고 미국 언론에서는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루 전까지만 해도 트럼프 인수위 주변에서 우버 임원 출신인 에밀 마이클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왔기 때문이다. 마이클은 머스크 CEO의 우주 기업인 스페이스X의 투자자로 알려져 있고, 머스크 CEO를 비롯한 실리콘밸리 엘리트들의 지지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마이클이 교통부 장관으로 지명되면 머스크 CEO의 테슬라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가운데 트럼프 당선인의 정권 인수위가 꾸려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는 머스크 CEO의 영향력이 커지자 이와 관련한 갈등 관계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매체 액시오스는 머스크 CEO와 트럼프 당선인의 오랜 참모인 보리스 엡슈타인 사이에 마찰이 드러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엡슈타인이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에서 너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머스크 CEO가 그를 견제했고, 엡슈타인은 자신이 천거한 인사들에 대해 머스크 CEO가 의문을 제기한 것에 발끈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3일 만찬 자리에서 머스크 CEO가 인사 정보를 포함한 정권 인수팀의 각종 정보가 언론에 유출된 책임을 엡슈타인에게 돌리자, 엡슈타인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는 J D 밴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 보수 논객 터커 칼슨,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를 비롯한 트럼프 가족에게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신임을 얻고 있다. 그는 인수위 작업에 관여하는 것은 물론,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지명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할 때 머스크 CEO를 배석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의 '이너서클'에 오랜 기간 몸담았던 인물들은 머스크 CEO가 인수위에서 본인의 역할을 넘어섰다고 말한다고 미국 방송 NBC가 보도했다.

이 같은 미묘한 분위기 속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19일 오후 텍사스에서 예정된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발사를 참관한다고 뉴욕타임스(NYT)와 CNN 방송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유세 과정에서 스타십이 발사대에서 로봇 팔에 안기듯 착륙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고 자주 언급했다.

이날 머스크 CEO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 계정에 스페이스X의 발사 준비 사진을 올렸다. 트럼프 당선인이 예정대로 발사를 참관한다면 머스크 CEO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를 과시하는 장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최승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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