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법인카드 유용'으로 6번째 기소…부인은 기소유예
전 경기지사 비서실장 및 경기도 공무원 등 2명도 재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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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스1) 김기현 배수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개 재판'을 받게 됐다.
검찰은 19일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현 정부 들어 검찰이 이 대표를 기소한 건 이번이 6번째다. 이 가운데 일부 사건이 병합돼 이 대표는 지난 15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오는 25일 1심 선고를 앞둔 위증교사 사건, 그리고 대장동·백현동 비리 개발 특혜 의혹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을 포함해 모두 5개 사건 재판을 동시에 진행하게 됐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허훈)는 이날 이 대표와 전 경기지사 비서실장 B 씨, 전 경기도 공무원 C 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검찰은 이 사건 관련자인 이 대표 부인 김혜경 씨에 대해선 '기소유예' 처분했다. 기소유예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만 피해 정도, 범행 동기 등을 고려해 재판에 회부하지 않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경기지사 재임 시절이던 지난 2018년 7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도 관용차를 공무와 무관하게 사용하거나 과일·샌드위치·식사 대금, 세탁비 등을 결제하는 데도 법인카드를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다.
검찰이 파악한 이 대표 배임 금액은 1억 653만 원이다. 아울러 B 씨는 8843만 원, C 씨는 1억3739만 원을 각각 배임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 대표는 2010년 성남시장 선거캠프에서 자신을 수행한 C 씨를 도 5급 일반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도 공무원들로 구성된 '사모님팀'의 팀장 역할을 부여했다. 사모님팀은 C 씨 지휘 아래 도 예산으로 이 대표 부부가 요구한 소고기, 초밥, 복요리 등 음식 75건(889만 원)을 구입·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과 부인 김혜경 씨. 2024.4.1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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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사모님팀은 이 대표 부부가 사적으로 먹을 과일(2791만 원), 샌드위치(685만 원), 세탁비(270만 원)를 모두 도 예산으로 지출했다. 특히 이 대표는 일반직 공무원까지 동원해 가족 사적 소비에 예산을 유용했다는 게 검찰 설명이다.
또 의전팀에선 이 같은 지출이 공적 용도로 적법하게 이뤄진 것처럼 B 씨 관리하에 허위로 지출 결의를 해 도 예산으로 처리했다.
그뿐만 아니라 사모님팀은 도 관용차로 사적으로 운행하며 김 씨를 수행하는 등 사실상 이 대표 부부 사생활 관리를 전담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도 관용차는 이 대표가 도지사로 취임한 직후 도가 6540만 원에 구입한 제네시스 G80이다.
이 대표 부부는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자택 주차장에 이 관용차를 세워두고, 사모님팀을 통해 아파트 주차스티커를 부착하게 하는 등 임기 내내 자가용처럼 전용했다. 도는 이 대표 부부 자택 인근 행정복지센터를 G80 차고지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도지사 비서실에선 이를 내외빈 영접 등 의전용 관용차로 사용한 것처럼 위장했다. 비서실에선 G80을 계속 배차해 다른 부서가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주유비·세차비·과태료 등을 도 예산으로 지출했다.
검찰은 이를 통해 이 대표가 임차료·세차비·주유비 등 최소 6016만 원 상당의 이득을 취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사모님팀은 개인 모임, 병원 출입 등 김 씨가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G80을 운행하고, 공적 용도로 운행되는 것처럼 허위로 운행일지를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씨. 2024.11.14/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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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공무원이 다수 동원돼 조직적으로 예산을 유용한 범행"이라고 규정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본 건과 관련해 이 대표 부부 자택 등을 제외한 경기도청 등 10곳 미만의 장소에 대해서만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며 "경찰에서 도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확인하기 위한 매출전표 확보 목적으로 식당 10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대표는 올 7월 검찰이 이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을 요구하자 불응하고 서면질의에도 답하지 않았다. 김 씨는 이후 9월 검찰에 출석하긴 했으나 당시에도 진술을 전면 거부하고 약 2시간 만에 귀가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이 대표 등을 이번에 기소하는 데 김 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판결문을 결정적 근거로 삼았다고 한다. 해당 사건을 심리해 온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박정호)는 지난 14일 김 씨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다.
김 씨는 이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한 2021년 8월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당 인사 3명과 수행원 등에게 10만 4000원 상당의 식사를 도 법인카드로 제공(기부행위)한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C 씨가 김 씨의 묵인 또는 용인 아래 기부행위를 한 것이고, 이건 김 씨의 순차적이고 암묵적인 의사가 있었던 것이라고 판단한다"며 김 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사실상 김 씨와 C 씨 사이 공범 관계를 인정한 셈이다.
이와 관련 김 씨는 전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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