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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러, 핵교리 개정…"핵보유국 지원받은 비핵보유국에도 핵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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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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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가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핵 사용에 대한 교리를 바꿨습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개정된 핵억지 분야 국가정책의 기초 (핵 교리)를 승인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습니다.

개정 핵 교리는 이날부터 발효됩니다.

개정 교리는 핵 억지 대상이 되는 국가와 군사동맹, 핵 억지로 대응할 수 있는 군사적 위협의 범위를 확대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을 완화했습니다.

공개된 핵교리 문서를 보면 러시아는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핵보유국에 의한 어떠한 공격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서방 핵보유국, 즉 미국.영국.프랑스의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를 겨냥한 셈입니다.

러시아는 또 주권을 위협하는 재래식 무기 공격, 러시아 영토에 대한 적의 항공기·미사일의 대량 발사, 동맹인 벨라루스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면 핵 대응을 고려할 권리를 교리에 명시했습니다.

이는 최근 핵보유국인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장거리 미사일 사용을 허용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의 비핵 미사일을 사용하면 핵 대응이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러시아는 개정 교리에 대해 "핵무기 사용은 국가 주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러시아는 새로운 군사 위협 및 위험의 출현으로 핵무기 사용 조건을 명확하게 해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핵무기 사용 결정은 러시아 대통령이 내립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앞서 이날 타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핵 교리 수정은) 아직 공식화되지 않았지만 이미 실질적으로 공식화됐다"며 "필요에 따라 공식화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국가안보회의에서 "핵 억제 분야 정책은 현실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며 비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으로 러시아를 공격하면 지원국 역시 공격자로 간주한다는 내용 등을 개정 교리에 담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미국과 유럽에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하고 있었습니다.

미국이 이런 우크라이나의 끈질긴 요청을 결국 받아들이자 러시아는 자국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핵무기 사용 범위와 대상을 늘리는 내용으로 핵교리를 개정해 맞대응한 셈입니다.

김경희 기자 ky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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