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한 여성이 매일 아침 안부 인사를 하던 이웃집 남성이 보이지 않자 119에 신고해 구했다는 사연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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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한 여성이 매일 아침 안부 인사를 하던 이웃집 남성이 보이지 않자 119에 신고해 구했다는 사연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현직 소방관이자 두 딸의 아버지라고 밝힌 A씨는 최근 X에 신고받고 출동한 빌라에서 겪었던 일화를 공유했다.
A씨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곳은 한 빌라 3층이었다. 이곳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이었다.
A씨는 "부끄럽지만 사람을 업고 내려와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쩔 수 없었다. 사십 줄에 접어든 데다 11월이라 추워서 허리가 삐걱거렸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A씨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울고 있는 젊은 여성과 입술이 터지고 안경 코 받침에 얼굴이 긁혀서 피를 흘리고 있는 남성이 있었다.
이 남성은 계속해서 몸을 떠는 데다 말은 어눌했다. A씨는 남성이 보여준 복지 카드를 보고 선천성 뇌 병변에 지적 장애까지 있는 장애인이라는 걸 알게 됐다고 한다.
A씨는 "옆에서 울고 있는 여성에게 '관계가 어떻게 되냐'고 물었더니, 옆집 사는 사람이라더라. 매일 같이 인사하는 남자가 연이틀 얼굴을 비치지 않자 걱정됐나 보다. 그래서 사흘째 되든 날 아침에 고민하다가 남자의 집 문고리에 손을 얹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긴 빌라 관리 사무소가 없다. 그런 건 좋은 빌라에만 있는 것"이라며 "이웃의 안녕을 확인하기 위한 여자의 최선은 직접 손을 쓰는 일이었던 거다. 다행히 문은 열려 있었고, 여자는 발작 온 뒤로 기진해서 내내 쓰러져 있던 남자를 보고 119에 신고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시 여성은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이에 A씨가 "잘하신 건데 뭐가 죄송하냐"고 되묻자, 여성은 "더 빨리 신고할 수 있었는데"라며 후회했다고.
A씨는 "뭐에 얻어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런 마음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이 존재하는구나 싶었다. 그러니까 사는 집의 크기를 가지고 사람 마음의 크기를 재단하지 말자. 가난한 동네건 부자 동네건 꽃은 핀다"고 글을 끝맺음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마음이 아프면서 따뜻하다" "우리 사회 아직 훈훈하다" "옛날처럼 이웃집에 찾아가 안부를 묻는 일은 실종된 지 오래인데 옆집 사는 여자분 정말 좋은 일 하셨다" "지하철에서 읽다가 눈물이 나오려고 해 참고 있다" "이웃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사람 목숨을 구할 수 있구나"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hwangs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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