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거부권’, 나머지 14개 이사국은 찬성표
영국 “러, 평화의 적”…러는 “이중잣대 안 돼”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책상 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회의 도중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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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아프리카 수단 내전 당사자 간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추진했으나, 러시아의 반대로 무산됐다.
안보리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연 회의에서 수단 휴전 결의안 채택을 표결에 부쳤으나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러시아를 제외한 나머지 14개 이사국은 찬성표를 던졌다.
결의안 초안은 영국과 시에라리온이 작성한 것으로, 분쟁 양 당사자를 향해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양측이 갈등 완화를 위한 조치에 합의하기 위해 대화에 선의를 갖고 참여하기를 촉구하는 내용도 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는 분쟁 당사자들 향해 자신들의 행위가 면죄부를 얻을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비열하고, 고약하며, 냉소적”이라고 평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래미 장관은 “(러시아는) 평화의 적”이라며 “(거부권은) 러시아의 본색을 다시 한 번 전 세계에 보여준 것”라고도 했다.
드미트리 폴랸스키 주유엔 러시아 차석대사는 “수단 분쟁에 신속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다른 안보리 이사국 견해에 동의한다”면서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국제인도법 위반 행위를 지속할 수 있도록 허용해온 이사국들이 수단 분쟁에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맞섰다.
수단은 1956년 독립 이후 잦은 내전과 정치적 불안을 겪어 왔다. 지난해 4월부터는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 무력 충돌이 발발해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 상황으로 평가되고 있다.
내전으로 지금까지 전국 곳곳에서 2만4000명 이상이 숨졌고, 인구의 절반 이상이 심각한 식량 불안에 직면했다. 올해 들어 교전이 격화한 서부 노스다르푸르주 주도 알파시르 인근의 잠잠 난민 캠프에서는 지난 8월 식량위기 최고 단계인 ‘기근’이 선포되기도 했다. 폭력 사태를 피해 집을 떠난 피란민은 1400만명을 넘어섰고, 이 가운데 300만명 가까이가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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