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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LNG선 수요 증가에… 연료 공급하는 ‘벙커링선’ 韓·中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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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화천연가스(LNG·Liquefied Natural Gas)를 연료로 쓰는 LNG 추진선이 친환경 선박으로 주목받으면서 LNG 벙커링선 시장도 커지고 있다. LNG 벙커링(bunkering)은 선박에 LNG를 연료로 공급하는 작업을 뜻하는데, 벙커링선은 초저온 상태로 LNG를 저장했다가 연료가 필요한 LNG 추진선에 바다 위에서 LNG를 공급한다. 선박의 크기 때문에 입항이 어렵거나 신속하게 연료를 공급받으려는 선박이 LNG 벙커링선을 찾는다. 최근 중국이 LNG 벙커링선을 잇따라 수주·인도하면서 한·중 조선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영 난퉁중집태평양해양공정(CIMC SOE)은 지난달 캐나다 씨스팬에너지(Seaspan Energy)에 두 번째 LNG 벙커링선을 인도했다. 길이 112.8m, 폭 18.6m, 높이 5m의 7600CBM(Cubic Meter·1CBM은 1㎥)급 선박이다. CIMC SOE는 2022년 씨스팬으로부터 LNG 벙커링선 두 척을 수주해 지난 8월 첫 번째 선박을 인도했다. 씨스팬이 옵션 계약을 행사해 CIMC SOE는 현재 세 번째 LNG 벙커링선을 건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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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IMC SOE가 건조해 캐나다 씨스팬(Seaspan)에 올해 8월 인도한 첫 LNG 벙커링선인 씨스팬 가리발디호. /씨스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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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엔 세계 최대 조선업체인 중국선박공업집단(CSSC)의 자회사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해상과 강에서 운항할 수 있는 LNG 벙커링선을 건조해 인도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연료 공급과 운송 기능을 겸하는 이 선박의 국산화율은 85%가 넘는다. 중국 LNG 선박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이 고부가가치 선박 기술력을 쌓으면서 LNG 벙커링선 건조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높이며 치고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

저탄소·탈탄소 가속화로 LNG 추진 선박 도입이 늘면서 LNG 벙커링선 시장도 커지고 있다. 영국 LNG선박협회 SEA-LNG에 따르면 지난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LNG 추진선은 590척으로, 전체 선박의 2%가량을 차지했다. 2022년 354척 대비 66% 증가했다. 발주 잔량(564척)을 감안하면 2028년 운항 선박은 1154척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운항 중인 LNG 벙커링선은 LNG 추진선의 10분의 1인 60척 수준이다. 건조 중인 선박 13척을 더해도 73척에 그친다.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연료의 황 함량 규제를 강화하면서 LNG 연료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IMO가 지중해를 선박배출가스 규제지역(ECA)으로 지정하면서 내년 5월부터 이 지역을 운항하는 선박은 연료에 포함된 황 함유량을 0.5%에서 0.1%로 낮춰야 한다. 선박 벙커링 연료에서 LNG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0.04% 수준에 그쳤으나, 2030년에는 7.8%, 2050년에는 12%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토탈은 2030년까지 LNG 벙커링 수요 충족을 위해 약 35~40척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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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 자회사인 한국엘엔지벙커링은 올해 8월 LNG 벙커링 전용선을 활용해 컨테이너선 벙커링 동시작업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한국가스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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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 벙커링선 가격은 척당 9000만달러(약 1260억원) 수준으로 중소형선 가운데 상대적으로 선가가 높은 편이다. S&P글로벌은 “LNG 추진선 주문과 인도가 늘어나는 것에 비해 LNG 벙커링 인프라와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도 LNG 벙커링선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HD현대미포는 9월에만 LNG 벙커링선을 세 척 수주했다. 올해 발주가 이뤄진 LNG 벙커링선 8척 중 세 척을 HD현대미포가 따낸 것이다.

한국가스공사의 LNG 벙커링사업 전담 자회사 한국엘엔지벙커링은 지난 8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컨테이너선 벙커링 동시작업을 진행했다. LNG 벙커링 전용선 블루웨일호가 부산신항 5부두에서 컨테이너 화물을 하역 중인 프랑스 CMA-CGM VISBY호에 약 300톤(t)의 LNG를 선박 대 선박(STO) 방식으로 공급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SK가스도 LNG 벙커링선 제작을 주문하고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조선사와 한국 조선사 간 기술 격차가 좁혀지고 있으나, 한국 가스선의 기술적 우위는 여전하다”며 “내년 LNG 벙커링선 발주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남희 기자(kn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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