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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fn사설]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기술 인재, 위태로운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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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전략위, 인재 적극 유치 제언
중국은 대놓고 韓 고급 인력 쓸어가


파이낸셜뉴스

박재완 기획재정부 중장기전략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3차 미래전략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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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자문위원회인 중장기전략위원회가 규제를 풀어 기술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한다는 제언을 내놨다. 박재완 중장기전략위원장은 18일 열린 '미래 인력 확충 전략' 포럼에서 성장 잠재력을 확보하기 위한 대대적 인재 양성 시스템 개편을 주장했다.

첨단 분야의 인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수도권 대학의 정원 규제를 풀고 대학에도 교육교부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고급 해외 인력 유치를 위해선 입국절차나 생활여건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모두 검토해볼 만한 사안이다. 정부는 서둘러 이를 반영한 전략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생산연령인구는 2072년이면 지금의 절반 아래로 추락한다. 인구 부족 문제도 심각하지만 미래 핵심 산업의 주역이 돼야 할 기술 인재들이 너도나도 밖으로 빠져나가는 현실 역시 국가적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한국의 두뇌유출지수는 2021년 24위에서 지난해 36위로 추락했다. 순위가 낮을수록 유출이 많다는 뜻이다.

2013년부터 10년간 한국을 떠난 이공계 인재 규모는 34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해마다 3만~4만명의 고급 인력이 해외로 빠져나간 것인데 이 시기는 세계 인공지능(AI) 개화기와도 맞물린다. 세계가 긴 겨울을 끝낸 AI 부활기를 맞아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에서 기술 인재를 빨아들이고 있을 때 우리는 넋 놓고 구경만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한국의 AI 경쟁력이 계속 뒤처지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인재를 해외로 뺏기면서도 외국 고급 인재를 껴안지도 못했다. 외국인 취업자가 지난해 100만명에 육박했지만 해외 우수 인재 유입은 미미했다. 지난해 국내 취업한 외국인 전문인력은 4만여명이다. 전체 외국인 취업자의 4.98%에 불과하다. 9년째 5%를 넘지 못하고 있는데 일본은 이 수치가 20%를 넘는다. 해외 전문 인력 규모도 우리의 10배 수준인 40만명에 육박한다. 해외 고급 기술진이 왜 우리나라를 외면하는지 돌아봐야 한다.

고액 연봉과 파격적인 복지를 제안해 한국 인재를 노리는 중국도 주시할 대목이다. 2030년 AI 분야 글로벌 1위를 천명한 중국은 최근 수년간 세계 각지의 과학 인재를 쓸어 담았다. 최근엔 국내 대기업과 연구소 인재를 특정해 스카우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기술진이 밀집한 판교, 테헤란로, 대덕연구단지에서 대놓고 영입전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다. 바라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기술과 인재가 미래 한국의 희망인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개발 시대 최고의 인재는 이공계 기술 인력이었다. 금전적 보상과 사회적 급부도 뒤따랐다. 지금은 공대생들이 자퇴하고 의대로 가는 현실이다. 보수가 적은 순수과학 분야는 찬밥 신세가 된 지 오래다. AI 혁명을 주도해야 할 미래 인재들을 이대로 방치할 순 없지 않은가.

이공계 인재 육성에 정부는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중장기전략위원회가 제안한 첨단 분야 수도권 정원 규제 완화, 교부금 지원 융통도 물론이다. 대학과 산업 현장, 연구소 간 연계 시스템을 강화하고 보상 수준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한다. 해외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해선 정교하게 인재풀을 구축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줘야 할 것이다. 인재가 뒷받침돼야 성장도, 복지도 가능하다. 절박한 심정으로 대책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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