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과 공모' 혈세 낭비 혐의 측근에 징역 3년 구형

검찰 "15억 혈세 낭비, 상응하는 책임 따라야"

변호인 "공무원으로 적법한 절차 따라 진행"

[서울=뉴시스]법원 이미지. (사진=뉴시스DB)

[수원=뉴시스] 양효원 기자 = 경기도지사 방북을 위해 이화영 전 경기도평화부지사와 공모, 허위 사업을 추진한 혐의를 받는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 신모씨에게 검찰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18일 수원지법 형사16단독 정승화 판사 심리로 열린 신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계공무집행방해, 지방재정법 위반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경기도지사 방북 실현을 위해 북한 최고위층 환심을 사고자 경기도민 혈세 15억을 낭비했다"며 "다시는 공직사회에서 같은 사안이 반복되지 않도록 상응하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 뒤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혈세를 낭비하는 중대 범죄를 저지르고도 정책 판단은 자신의 권한이라며 법적, 윤리적 의식을 망각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반성 태도가 없고 노골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점, 보석 조건을 당당히 어긴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씨는 2019년 3월 이 전 부지사(구속기소)와 공모해 '북한 산림복구'라는 허위 목적을 들어 북한에 금송과 주목을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토록 경기도 공무원에게 부당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단법인 아태평화교류협의회(아태협)를 통해 5억원 규모 해당 사업을 진행할 당시 담당 공무원이 "금송은 산림복원용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으나, 이를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신씨는 북한에 10억원 상당 밀가루를 지원하는 사업 관련 시행자를 아태협으로 지정케 하고, 횡령 문제로 해당 사업이 중단되자 직위를 이용해 재개하게 한 혐의도 있다.

여기에 더해 ▲2021년 1월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업무에 사용하기 위해 경기도 문건 수백개를 USB에 담아 외부로 반출한 혐의(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2021년 6월 동북아평화경제협회에 근무하며 자신이 평화협력국장 재직 당시 관여한 1억원 규모 학술연구용역 계약을 수주한 혐의(공직자윤리법 위반) ▲검찰의 쌍방울 그룹 비리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경기도 공무원들에게 대북사업 등 도 내부 자료를 요청, 공무원들이 전산망에 침입케 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 있다.

신씨 변호인 측은 "검찰은 이화영과 피고인이 도지사 방북과 정치적 입지 향상 사익을 위해 공모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외 모든 혐의 역시 공무원으로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정책 판단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변호인 측은 검찰이 이 사건 공범으로 적시한 이 전 부지사에 대해서 아직 기소하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공범으로 적시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변호인 측은 "경기도 대북지원 사건의 주된 공범으로 적시한 이화영은 아직 기소되지 않았다. 이는 간보기식 쪼개기 기소"라며 "검찰이 공소권을 남용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화영 주변인인 피고인만 무리해 기소한 것은 (다른 재판을 받는) 이화영을 압박하려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검찰이 이 사건 재판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냐. 면밀히 살펴 피고인이 억울하게 처벌받지 않도록 해달라"고 전했다.

신씨는 마지막 발언을 통해 "검찰이 시나리오를 잘 썼다"며 "검찰은 신뢰성이 떨어지는 아태협 관계자 진술만을 근거로 주장한다. 관련 문서 등 객관적 증거가 젼혀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삶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며 "평화협력국장 임기 동안 도민 생명을 지키고 재산을 보호하는 업무에 충실했다"며 "검찰 수사가 시작한 2년간 생물학적으로는 살아있으나 사회적으로는 죽은 것과 다름없었다. 정상적인 인간으로 살아갈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신씨 선고 재판은 내년 2월13일 열린다.

한편 이 전 부지사 측근으로 알려진 신씨는 2019년 1월부터 2020년 말까지 임기제 공무원으로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을 맡았다. 이후에는 이 전 부지사가 설립한 사단법인 동북아평화경제협회에 근무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y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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