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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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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비전 프로’ 韓 상륙… 글로벌 빅테크 스마트 안경 경쟁 불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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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애플 '비전 프로'가 이달 15일 국내에 공식 출시됐다. 지난 2월 미국에서 첫 출시된 지 9개월 만이다./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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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커서를 움직이고 손가락으로 클릭, 줌, 스크롤링이 부드럽고 정확하게 인식된다. 인터페이스도 애플답게 직관적이다.”

“애플TV와 콜라보한 농구·축구 경기 촬영 장면이 충격이었다. 골대 바로 뒷자리 관중석에 앉아 있었는데 나도 모르게 날아오는 공을 피하고 있더라.”

지난 15일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가 국내에 정식 출시된 가운데, 애플 스토어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체험한 소비자들의 다양한 후기가 이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대체로 호평을 쏟아냈으나, 시야각이나 무게, 가격 등에서는 아쉬운 면이 있다는 평이다. 256GB·512GB·1TB 저장 용량으로 제공되는 비전 프로의 출고가는 499만원부터다.

애플 ‘비전 프로’에 맞서 중국 기업들도 자국 내 스마트안경 수요를 잡기 위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을 새로운 하드웨어 디바이스로 스마트안경이 부각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 출시 9개월 만에 韓 상륙한 애플 비전 프로

비전 프로에 대한 국내 사용자들의 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다. 현재 명동, 가로수길, 여의도, 강남, 잠실, 홍대, 하남 등 국내 7개 애플스토어에서 비전 프로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한 소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파노라마, 3D 사진, 동영상을 재생할 때 화질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해도, 정말 생동감 있게 그 공간에 함께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서 “아기 생일파티를 하는 동영상을 보며 내가 같이 생일 초를 불고 있었다. 스마트폰, 패드에 이어 다음 세대의 기기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했다.

비전 프로가 제공하는 컨텐츠 파워에 대한 평가도 있었다. 또 다른 소비자는 “현재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TV에 3D 영화가 대거 업데이트됐는데, 3D 영화만 봐도 돈값을 한다는 생각했다”면서도 “다만 180도 시야각이나 무게(600~650g), 핸드 트래킹 면에서는 다른 VR(가상현실) 기기에 비해 아쉬운 점이 있다. VR 게임이 안되는 것은 가장 큰 단점”이라고 했다. 현재 앱스토어에는 비전 프로를 위해 개발된 앱이 2500개 이상 있으며, 카카오톡, 티빙 등 한국에서 인기 있는 앱을 비롯한 150만개 이상 앱이 비전 프로와 호환 가능하다. 다만 499만원부터 시작되는 가격, 이동에 불편함을 주는 배터리와 연결선 등은 한계로 지적됐다.

애플은 국내 애플 스토어에서 비전 프로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다. 예약은 애플 스토어 홈페이지를 통해 개인 맞춤형 비전 프로 체험 세션에서 가능하다.

◇ ‘스마트 글래스’ 개발 속도 내는 中… 삼성도 내년 출시하나

애플에 맞서 중국 기업들은 자국 내 AI를 탑재한 스마트안경 수요를 잡기 위한 신제품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百度)는 이르면 내년 초쯤 바이두의 AI 챗봇 모델인 ‘어니봇’을 탑재한 AI 스마트안경을 출시할 계획이다. 바이두의 스마트안경은 자사 하드웨어 사업부인 샤오두(小度)에서 개발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바이두는 10년 이상 AI 개발을 해왔으며, 스마트 글래스는 온라인 백과사전과 지도 등 바이두가 기존에 제공하는 서비스와 연동될 예정”이라면서 “이미 많은 중국 신생 하드웨어 제조업체가 카메라와 오디오가 탑재된 AI 글래스를 출시하고 있는 상황으로 (바이두는) 메타의 스마트안경 출시가(299달러 약 40만원)보다 더 저렴한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지난해 에실로룩소티카사의 브랜드 ‘레이밴’과 협력해 스마트 안경을 출시한 바 있다. 메타는 또한 지난 9월 증강현실 기능까지 갖춘 스마트안경 ‘오라이언’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바이두 스마트안경의 가격은 앞서 ‘메타’에서 출시된 스마트안경 출시가인 299달러(약 40만원)보다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 역시 내년 하반기쯤 구글·퀄컴과 손잡고 첫 확장현실(XR)를 내놓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애플 비전 프로 같은 헤드셋 형태가 아니라 안경 형태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18일 샘모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3분기쯤 XR 스마트 글라스를 출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갤럭시S23 시리즈가 공개된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구글, 퀄컴과의 XR 동맹을 발표하며 “새로운 폼팩터(기기 형태)를 개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은 지난 달 퀄컴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에 참석해 “이제 XR 생태계에서 새로운 렌즈를 통해 AI의 이점을 확인할 때”라고 밝히며 AI 기능을 접목한 새로운 XR 폼팩터의 등장을 예고하기도 했다.

새로운 스마트 글라스의 초기 생산 대수는 약 50만대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초기 제품 수요·성능 등을 보고 이후 생산량을 더 늘리거나, 아예 한정 수량 제품으로만 선보일 가능성도 있다. 삼성전자가 폼팩터, 구글이 제미나이 AI 등 소프트웨어, 퀄컴이 기기의 두뇌에 해당하는 칩셋의 개발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나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이 기기의 티저 영상, 시제품 등이 최초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스마트 글라스의 공개 시점, 가격 등 구체적인 정보에 대해 “확정된 사안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효진 기자(oli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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