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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르포]"AI가 처음부터 끝까지"…'미래 금융' 구현한 신한은행 AI 브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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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신한은행 AI 브랜치 서소문지점 외관(위)과 지점 내부(아래) 모습. /사진=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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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방문한 서울 중구 서소문로 신한은행 'AI 브랜치'. 메탈 소재의 간판부터 세련미를 한껏 뽐내고 있었다. 내부에는 여러 부스들과 색색의 거대한 디지털 기기들이 어우러져 SF(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소파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미래 은행'의 모습을 둘러보느라 눈이 바빴다.

신한은행은 이날 금융권 최초로 자사 내부망과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인공지능)의 LLM(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한 'AI 브랜치'를 개설했다. 기존의 디지털 혁신점포 'Digilog(디지로그) 브랜치'에 AI 기술을 접목해서 미래 금융 생활을 구현했다.

AI 브랜치를 소개한 이원동 신한은행 서소문지점장은 "지금 AI 은행원이 '신입행원' 수준이라면 나중에는 '책임자'까지 발전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쌓을 예정"이라며 "고객이 단순 업무를 시간 제약 없이 볼 수 있게 만들어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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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번호표'에서 AI 은행원이 요청한 업무에 해당하는 AI 창구를 안내하는 모습(왼쪽)과 AI 창구에서 손바닥 인증을 통해 본인확인을 하는 모습(오른쪽) /사진=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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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브랜치에 들어서면 번호표 발급기 대신 'AI 번호표' 화면의 AI 은행원이 방문자를 반긴다. 화면 앞에 설치된 마이크에 대고 "목돈을 맡기고 싶어"라고 말하자 AI 은행원은 번호표와 함께 "AI 창구로 안내해드릴게요"라고 대답했다. '예·적금'이라는 단어 없이 '목돈을 맡긴다'는 말뜻을 이해했다.

시연을 담당한 문성기 부지점장은 "서소문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80여가지의 업무와 발화 패턴을 분석해서 의도를 빠르게 분류하는 데 초점을 뒀다"며 "고령층이나 금융 취약계층 등이 오시면 글씨 크기도 더 키울 생각"이라고 했다.

번호표 순번에 맞춰 AI 창구 부스에 들어서면 생성형 AI가 사람만큼 따뜻하게 인사한다. 이미 AI 창구를 사용해본 고객에게는 "또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말도 건넨다. 바이오(손바닥) 인증과 번호 인증 등 보안을 강화해서 업무도 안전하게 수행했다.

AI 창구에서는 △입출금·예금·적금 신규 △환전(달러·엔화·유로화·위안화) △체크카드 재발급 △인터넷뱅킹 신규·바이오인증 등 크게 4가지 업무를 지원한다. 환전이 휴일과 주말에도 가능하다는 게 특장점이다. 기존 '디지털 데스크'가 직원 상담사와의 '화상 상담'이라면 AI 창구는 '처음부터 끝까지' 생성형 AI가 도맡는다.

AI 번호표를 체험해본 40대 남성 A씨는 "사투리가 좀 있는데도 말귀를 잘 알아듣더라"며 "나중에는 이런 게 일반적인 세상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방문객 B씨도 "생각보다 딜레이(지연) 없이 금방 이해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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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AI 브랜치 내부 AI Lab(랩) 모습. 더 다양한 미래 기술을 실험하는 공간으로 '외부망'까지 활용한다. /사진=이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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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브랜치는 'AI Lab(랩·실험실)'을 통해 발전을 거듭할 예정이다. AI 랩은 더 다양한 미래 기술을 실험하는 공간으로 금융권의 망분리가 본격화하면서 챗GPT와 같은 외부 생성형 AI를 접목할 방안을 연구한다.

AI 랩에선 '홀로그램' 기술도 만나볼 수 있다. 인물 사진과 데이터 등을 생성형 AI가 합성한 결과물을 홀로그램으로 구현했다. 예컨대 AI 브랜치 안내 대사와 사내 아나운서의 모습을 결합해 'AI 브랜치를 소개하는 아나운서' 홀로그램을 볼 수 있었다. 영어·일본어·중국어·베트남어 등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신한은행의 AI 브랜치 서소문지점의 운영시간은 오전 9시~오후 8시다. 앞으로 고객 피드백을 바탕으로 이용 시간을 24시간으로 늘리고 업무 범위도 확대해서 기능을 더 강화할 방침이다. 다른 지역에 AI 브랜치를 추가 개설해 고객 접근성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 지점장은 "서소문점의 생성형 AI도 데이터를 학습하면서 대답의 질이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당장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AI 은행원이 나아갈 기초를 탄탄히 쌓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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