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러시아 파병 대응 차원"
"확전 위험보다 이점 크다고 판단"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워싱턴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격려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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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장거리 미사일의 본토 타격 제한을 해제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을 전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사거리 약 300km)을 사용한 러시아 내부 표적 공격을 허가했다. 미 당국자들은 이 미사일이 러시아 서부 접경지 쿠르스크 지역에서 러시아와 북한 병력을 상대로 처음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NYT에 말했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무기 사용 제한 해제를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미국 정부는 확전을 우려해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을 활용한 러시아 본토 타격을 제한해 왔다. 지난 5월 우크라이나 국경과 인접한 하르키우가 공세에 시달리자 국경 인근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은 허용했지만, 이때도 장거리 미사일 ATACMS의 본토 타격은 허가하지 않았다. 영국과 프랑스도 우크라이나에 사거리가 약 250㎞인 장거리 미사일 스톰섀도·스칼프(SCALP)를 지원했지만, 미국의 ATACMS 사용 허가 전 장거리 미사일 제한을 푸는 것을 망설여 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미사일 제한 해제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계기가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무력 보복 우려도 제기됐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장거리 미사일로 얻을 이점이 확전 위험보다 크다고 판단했다고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닿지 못했던 중요한 표적을 타격할 수 있게 되고, 미국도 북한에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에 큰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경고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제한이 유지되면 러시아 쿠르스크로 진격한 우크라이나 병력이 러시아에 제압될 수 있다는 고려도 있었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지난 15일 수도 키이우 독립광장에서 전사한 군인들을 기리는 조형물을 지나고 있다. 키이우=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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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 취임을 2개월여 앞두고 중대한 정책 전환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부정적이며, 취임 후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에 내주는 조건으로 전쟁을 끝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쿠르스크를 일부 점령한 우크라이나는 이 지역과 점령당한 자국 영토를 교환하고자 하지만, 러시아가 쿠르스크를 탈환하면 협상 카드가 사라질 수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ATACMS 수백 발을 지원했다. 다만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 등 우크라이나 주권 영토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걸었다. 우크라이나가 다수 미사일을 소진해 현재 ATACMS 보유량은 불확실하다고 NYT는 전했다.
김나연 기자 is2n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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