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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해외선 '인기몰이' 가상자산 커스터디…국내는?[크립토 갈라파고스 한국]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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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도 진출했지만 진전 없는 韓 커스터디

한국은 법인 가상자산 투자 막혀 수요 한정적…당국, 이제야 허용 검토

[편집자주] '사기' 취급당하던 비트코인이 또다시 1억원을 넘어섰다. 미국을 시작으로 각국이 가상자산 ETF를 속속 승인하고 있다. 법인과 기관투자자들도 가세해 시장 규모도 커졌다. 반면 한국은 규제 뿐이다. 진흥은 없다. 전 세계가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 산업에서 새 먹거리를 찾고 있는 동안 당국은 "내 임기 동안은 어림없다"는 식으로 외면만 하고 있다. 그 사이 한국의 블록체인 산업은 고사 위기다. 시세 차익을 쫓는 코인 투자자만 남았다. 한때 세계 1위 수준이던 한국이 가상자산(크립토) 시장의 '갈라파고스'로 전락했다.

뉴스1

가상의 비트코인 동전 2021.2.24 ⓒ 뉴스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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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현영 기자 = 2조 4000억 원.

세계 최대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업체 '비트고(Bitgo)'가 지난해 8월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며 인정받은 기업가치다. 현재 비트고는 유니콘을 넘어, 기업공개(IPO)가 가능한 가상자산 업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비트고가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데는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의 성장성이 중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18일 비즈니스 인사이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 규모는 약 5531억 달러(763조 원)이지만, 매년 연평균 23.65%씩 성장해 2032년엔 3조 7421억 달러(약 5158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처럼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주요 금융사들도 일제히 가상자산 커스터디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지난 2020년 말부터 일찌감치 시장에 뛰어들었다.

KB국민은행이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 블록체인 기술기업 해치랩스와 함께 설립한 한국디지털에셋(KODA)은 대표적인 국내 커스터디 기업으로서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코빗, 페어스퀘어랩과 설립한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NH농협은행이 주요 블록체인 기업들과 설립한 '카르도'는 올해 KDAC에 인수됐다.

다만 해외처럼 수요가 많은 것은 아니다. 커스터디 서비스의 수요는 대부분 법인 투자자로부터 나오는데, 국내는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조진석 KODA 대표는 "국내 기업들은 현재 법인 대상으로만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금지돼 있으니 수요가 많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가상자산 프로젝트들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수요가 줄어든 요인으로 꼽힌다. 커스터디 기업들이 생겨나던 2020~2021년 당시에는 대형 게임사들을 비롯한 대기업들이 가상자산을 발행하고 웹3 산업에 뛰어들었지만, 현재는 새로 진입하는 대기업이 현저히 줄어든 상태다. 올해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 이후 김치코인은 상대적으로 상장 유지가 더 어려울 것이란 예측까지 나오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조 대표는 "예전에는 ICO(가상자산공개)를 한 업체들이 (발행한 가상자산을 보관하려는) 수요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김치코인' 프로젝트들도 상황이 어려워서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내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이 살아나려면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되는 등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곧 출범 예정인 가상자산위원회에서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 문제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되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허용 등도 검토할 수 있다. 현물 ETF는 ETF 발행사가 가상자산을 직접 보유해야 하므로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이 선행돼야 현실화될 수 있다.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가 허용되고, 현물 ETF까지 승인될 경우 국내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들이 살아날 여지는 크다. ETF 승인 시 ETF 상품을 출시하는 기업들이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활용해야 하므로 수요가 급격히 불어나기 때문이다. 커스터디 기업들은 이 같은 상황만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국내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상자산사업자(VASP)로 신고하는 커스터디 업체들이 몇 개 더 생겼다. 다들 ETF 승인 같은 상황을 기대하고 아직은 희망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hyun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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