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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주름만 펴는 보툴리눔 톡신? 신경병성 통증 치료 영역으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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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휴정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신경 신호 전달물질 억제 통증 완화

중등도 이상 통증 지속 때 치료 고려

대웅제약 ‘나보타’ 통증 치료 효과적





중앙일보

박휴정 교수는 “나보타 등 보툴리눔 톡신은 만성 근골격계 통증 등 다양한 만성 통증 치료에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성욱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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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 톡신이라고 하면 주름을 펴는 미용 시술을 떠올리기 쉽다. 일시적으로 근육을 마비시키는 특성을 가진 보툴리눔 톡신은 눈꺼풀 경련, 사각턱(양성교근비대), 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만성 편두통, 위 마비 등 다양한 치료 적응증을 가지고 있다. 글로벌 톡신 시장의 절반은 치료 영역이다. 최근엔 통증, 재활 등 치료 영역에서 K톡신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대웅제약이 상업화에 성공한 보툴리눔 톡신인 나보타는 아시아 보툴리눔 최초로 미국·캐나다·유럽 등 글로벌 3대 규제 기관에서 승인받으면서 제품력도 인정받았다. 서울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박휴정(대한통증학회 보험이사) 교수에게 통증 치료 영역으로 확장하는 K톡신에 대해 들었다.

Q : 보툴리눔 톡신으로 어떻게 통증을 치료하나.

A : “통증은 우리 몸에 발생한 자극을 말초신경의 통증 수용체가 전기적 신호로 바꿔 뇌로 전달하면서 인식한다. 보툴리눔 톡신은 신경과 근육의 신경 신호 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억제하는 기전으로 통증을 줄여주는 것으로 추측한다. 특히 기존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당뇨병 등으로 스테로이드 약제 사용이 어려운 환자에게 새로운 통증 치료제로 의미가 있다. 이미 임상 현장에서 만성 편두통, 긴장형 두통, 목·어깨 근막통증증후군, 턱관절 통증, 족저근막염, 대상포진 후 신경통,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 다양한 통증 치료에 보툴리눔 톡신이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K톡신인 나보타는 통증 관리는 물론 뇌졸중 재활치료(뇌졸중 후 상지근육 경직), 눈꺼풀 경련, 경부 근긴장이상 등 다양한 치료 영역에서 적응증을 확대하고 있어 긍정적이다.”

Q : 처음부터 보툴리눔 톡신으로 통증 치료가 가능한가.

A : “보툴리눔 톡신 통증 치료는 1차 약물치료 등에도 불구하고 중등도 이상의 통증이 지속하면 고려한다. 통증을 수치화한 통증 평가 척도(10점 만점)에서 4점 이상일 때다. 숫자가 커질수록 통증도 심하다. 아이를 낳을 때 산모가 느끼는 산통을 8점 정도로 본다. 중등도 이상 통증으로 일상이 어려우면 코데인·트라마돌 등 마약성 진통제 사용이 불가피하다. 중등도 통증 치료에 보툴리눔 톡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오남용 우려가 높은 마약성 진통제를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Q : 통증 치료 영역에서 보툴리눔 톡신의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나.

A : “치료 영역에서 K톡신의 잠재력은 확실하다. 나보타 등 보툴리눔 톡신은 만성 근골격 통증 등 다양한 만성 통증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특히 신경 손상으로 인한 신경병증 통증에 효과적이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삼차 신경통, 당뇨병성 신경통 등이 대표적이다. 전체 만성 통증 환자의 3분의 1은 신경병증으로 인한 통증이다. 통증 치료 영역에서 의학적 근거가 확실하고 치료 대상 환자군도 많은 만큼 지금보다 더 많이 쓰일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다리의 찌릿한 통증으로 일상 생활이 어려운 환자에게 보툴리눔 톡신(나보타)을 주사했더니 8~12주 정도는 통증 없이 편안하게 지냈다고 고마워했다. 심혈관 스텐트 치료를 받고 혈전약을 끊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신경차단술을 극도로 꺼리는 경우도 보툴리눔 톡신 통증 치료는 효과적인 대안이 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1회 투약으로 최대 6개월까지 약효가 지속하기도 했다. 다만 기전적으로는 여러 신경병증 통증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세부 질환마다 적응증을 추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Q : 사각턱으로 인한 턱관절 통증에도 보툴리눔 톡신이 쓰이던데.

A : “이를 악무는 습관이 있다면 음식을 씹을 때 관여하는 저작 근육인 교근이 발달해 사각턱(양성교근비대)이 생기기 쉽다. 사각턱으로 머리가 아프고 목·어깨 통증이 있을 땐 미용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치료적 관점에서 대처가 필요하다. 나보타는 전 세계 최초로 사각턱인 양성교근비대를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승인받기도 했다. 사각턱 부위에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하면 턱 근육인 교근의 움직임이 억제돼 근육이 점점 작아지면서 사각턱이 개선되고 과도한 턱 근육 사용으로 인한 통증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턱관절 통증으로 인한 두통 같은 문제도 예방할 수 있다.”

Q : 보툴리눔 톡신은 순도·안전성이 중요하다고 들었는데.

A : “그렇다. 사람마다 보툴리눔 톡신의 민감도가 달라 성별, 근육량 등 개인별 투여 용량을 고려해 결정한다. 대개 근육량이 많고 피부가 두꺼울수록 더 많은 용량이 요구된다. 그래서 섬세한 용량 컨트롤이 중요하다. 보툴리눔 톡신은 자체의 순도가 높아야 정확한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데 유리하다. 나보타는 원액 제조 과정에서 불순물을 제거하고 보툴리눔 톡신 중에서 가장 안정적이라고 알려진 900kDa 복합체만을 분리·정제해 생산된 98% 이상의 고순도 톡신이다. 동결 과정 없이 감압 건조로 내성을 유발할 수 있는 불활성 톡신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또 대규모 임상에서 내성을 발생시킬 수 있는 중화항체 안전성도 확인했다.”

Q : 보툴리눔 톡신 통증 치료 후 주의해야 할 점은.

A : “신경 독소인 보툴리눔 톡신은 열·충격에 약하다. 멸균 식염수에 보툴리눔 톡신을 희석할 때도 거품이 생기거나 요동이 발생하지 않도록 천천히 섞는다. 열·충격이 가해지면 약효가 기대보다 떨어질 수 있다. 통증 치료 후 일주일 정도 사우나·탕 목욕 등은 피하고, 주사 부위에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신경 쓴다. 특히 마사지를 한다며 문지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주사로 인해 멍이나 부기, 통증이 있을 수 있지만 일시적이다. 보툴리눔 톡신의 효과는 2~3일 후부터 발현된다. 최대 효과는 2주 이내 나타나고, 8~12주 정도 유지된다. 보툴리눔 톡신을 주사하자마자 통증이 즉각적으로 없어지지 않지만, 서서히 완화된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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