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전 3년째 전쟁 저널리즘[서평]
3년째 접어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전쟁 저널리즘'이라는 관점에서 들여다 본 책이 나왔다. 한국일보 편집국장과 편집인 겸 부사장을 지낸 이진희 작가는 현역 시절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내전을 취재한 경험을 살려 러-우크라 전쟁을 종합하고 정리했다.
특히 서방 언론을 받아쓰는 국내 언론 국제부의 한계로 진영 논리에 빠진 전쟁 저널리즘에 대해서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도 우리 언론은 트럼프 당선자를 '악의 축'으로 묘사하는 미국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류 언론을 그대로 받아쓰는 오류에 빠졌다. CNN과 뉴욕타임스는 인용하고 폭스TV는 취급하지 않는 식이다.
국내 언론 국제뉴스의 그러한 보도태도는 결국 미 대선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을 실제보다 상당히 낮게 보는 우를 범하게 만들었다. 그런 언론을 읽고 보는 독자와 시청자들도 바보로 만들었다. 심지어 8년전 트럼프와 힐러리의 대결에서 이미 국내 언론이 미국 민주당을 지지하는 소위 주류 언론을 받아쓰며 한번 큰 실수를 했음에도 똑같은 실수가 반복된 셈이다.
러-우크라 전쟁은 과거와 달리 정치·외교적 공작과 정보 교란 그리고 특히 언론을 이용한 마타도어가 더 심해지고 있다. 상대 진영을 교란하고 국제 여론을 잡기 위해 언론과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한 프로파간다도 더 심해지면서 가짜뉴스도 횡행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과도한 편가르기가 저널리즘의 선을 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언론이 우크라이나의 선전을 과도하게 전하면서 전쟁의 실제 모습을 알 수 없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군의 파병으로 유럽의 전쟁이 한반도로 영향을 미치고, 한편으로 트럼프의 당선으로 전쟁의 향배가 이전과 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현재 진행 중인 전쟁을 제대로 볼 수 있을지에 대해 묻는다.
언론의 국제뉴스가 전하는 전쟁 소식을 비판적으로 봐야한다는 게 저자의 의견이다. 러시아통인 저자는 익숙하지 않은 지명과 인물들을 역사와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한다. 현장감 있게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속 전쟁사처럼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우크라이나전 3년째 전쟁 저널리즘/이진희/맑은샘/ 2만원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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