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염 진단한 환자 하루 만에 사망…대법 "의사 과실 아냐"

금고형 집행유예 선고한 원심 파기환송

백혈구와 염증 수치가 정상이 아닌 환자에게 장염 처방만 해 하루 만에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가 무죄 취지 대법원 판결을 받았다./더팩트 DB

[더팩트ㅣ장우성 기자] 백혈구와 염증 수치가 정상이 아닌 환자에게 장염 처방만 해 하루 만에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가 무죄 취지 대법원 판결을 받았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의사 A 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16년 10월 사흘간 고열과 몸살, 복통에 시달렸다는 50대 환자 B 씨의 일반혈액검사 결과 백혈구 수치와 일반 화학검사 결과 염증 수치가 비정상으로 높게 나왔는데도 급성 감염증을 의심하지 않고 일반 장염 처방만 한 뒤 귀가시켜 병원을 찾은 지 하루 만에 폐혈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1,2심은 A 씨가 내과전문의로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 B 씨가 사망했다고 혐의를 인정해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의사의 과실을 인정하려면 의사가 결과를 예견하고 피할 수 있는 상황이었어야 한다. 일반적 의사의 기준으로 주의의무를 다했는지도 관건이 된다.

대법원은 A 씨의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당시 환자의 백혈구 수치와 염증 수치가 높기는 했지만 간초음파 검사와 다른 기본 검사 결과 별다른 이상이 없었고 체온·호흡·맥박·혈압 등 활력징후도 정상이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도 B 씨는 염증수치 외에는 패혈증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없었고 염증수치는 급성 장염 등으로도 높게 나타날 수 있어 A 씨의 당시 진단이 잘못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냈다.

대법원은 "피해자에게 패혈증, 패혈증쇼크 등의 증상이 발현돼 하루 만에 사망에 이를 정도로 급격하게 악화될 것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lesli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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