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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로봇이 온다

“한국 강점 지닌 우주 통신·로봇 내세워야”…기술 생태계 개선은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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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한국 장점 기술 부각 강조

우주 발사체 기술만 추격 경계 목소리

“우주청, 기업 지원·인재육성 주력” 주문도

경향신문

달 표면에 건설된 로켓 발사장 상상도. 달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이어서 무거운 로켓을 쏘기에 좋다. 스페이스X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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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진출’을 외치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고위직 인사로 지명되면서 우주 개발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국내 전문가들은 “한국만 가진 특별한 우주 기술을 보여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발사체 기술을 추격하는 것뿐만 아니라 통신이나 로봇 등 한국에 강점이 있는 분야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발전시켜야 미국 등 세계 각국이 협력하기를 원하는 우주 시대의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판 미 항공우주국(NASA)’을 표방하며 올해 출범한 우주항공청의 역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화성 진출을 핵심으로 삼는 머스크 등장 이후에도 미국 주도로 48개국이 참여한 ‘아르테미스 계획’의 큰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본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2026년 사람을 달에 착륙시킨 뒤 2030년대부터 월면 상주기지를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아르테미스 계획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시작됐다. 달은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이어서 화성으로 가기 위한 우주 터미널을 짓기에 안성맞춤이다.

아르테미스 계획에는 한국도 참여 중이다. 하지만 존재감은 미약하다. 현재 한국의 우주기술 생태계 여건이 녹록지 않아서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센터장(전 한국항공대 교수)은 “인공위성을 자체 설계해 개발할 수 있는 기업도 몇 개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르테미스 계획에 참여는 하고 있지만 역할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주특기를 살려 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명예교수는 “달에 터미널 등 기지를 만들려면 우주 인터넷 등을 가능하게 하는 네트워크 기술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이 적극적으로 이런 기술을 구축하겠다고 나선다면 분명 할 일이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 이미 중요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2022년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다누리’가 지구에서 128만㎞(달과 지구 거리의 약 3배) 떨어진 우주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를 지구로 전송했다. 동영상을 달 너머의 먼 우주에서 지구로 전송하는 것은 상당한 고난도 기술이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항공우주정책대학원장은 “한국은 선발 우주개발국들이 이미 높은 수준으로 구축한 발사체 같은 분야를 추격하는 데에만 주력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중력에서 의약품을 개발하거나 월면을 걸어 다니며 임무를 수행할 로봇을 만드는 것 같은 새로운 우주 기술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원장은 “이 과정에서 우주항공청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우주청은 국내 우주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인재를 육성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며 “직접 연구·개발(R&D)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 정책을 세우는 조직으로서 우주청이 설립됐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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