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철 지글러.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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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백설공주’ 실사 영화의 주연배우 레이철 지글러(23)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그 지지자들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비난이 이어지자 결국 사과했다.
지글러는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뒤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말문이 막힌다”며 “또 다른 4년간의 증오가 내가 살고 싶지 않은 세상으로, 그리고 나중에 딸을 키우기에 너무 어려운 세상으로 우리를 몰아갈 것”이라고 했다.
지글러는 “(트럼프 정부는) 원하지 않는 아기를 낳아야만 하는 세상, 두려움이 가득한 세상으로 우리를 이끌 것”이라며 “이렇게 충격을 받을 일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충격적이다. 그리고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패배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또 이렇게 많은 차이로 패배해서는 더욱 안 됐다”고 했다.
지글러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트럼프에게 투표한 사람들, 트럼프 본인은 절대 평화를 알지 못하기를”이라며 “이 나라에는 깊고 깊은 병폐가 있다는 게 분명하다. 이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 사람(트럼프)을 지지하기 위해 나온 수많은 사람들이 증명한다”고 했다. 이어 “그가 설파하는 것에 동조하는 사람들의 수는 정말 두렵기만 하다”며 “이는 잘못된 안정감, 잘못된 남성성, 잘못된 지성, 잘못된 애국심, 그리고 잘못된 인간성에 대한 어리석은 맹신”이라고 했다.
끝으로 지글러는 “더 말하고 싶지만 참겠다”며 “정말 X 같다(fuck this)”란 욕설로 글을 마쳤다.
이에 보수 진영에서는 지글러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폭스뉴스와 NBC 뉴스 등을 거친 언론인이자 보수진영 논객 메긴 켈리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서 지글러를 두고 “이 여자는 돼지”라며 “디즈니는 이 여자를 해고하고 영화를 다시 찍어야 한다. 이 사람에게는 문제가 있다. 당장 나가야 한다”고 했다.
결국 지글러는 14일 다시 글을 올려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지글러는 “지난주 인스타그램에 올린 선거 관련 게시물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감정에 휩싸여 판단을 흐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정적인 담론에 기여한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지글러는 “서로의 의견이 다를지라도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가질 권리가 있다고 굳게 믿는다”며 “앞으로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긍정적인 기여를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백설공주 실사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라틴계 배우 레이첼 지글러. /디즈니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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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글러를 주연으로 하는 영화를 제작한 디즈니를 향해서도 트럼프 지지자들의 불만이 이어졌으나, 디즈니 측은 지글리를 둘러싼 이번 논란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편 미국에서 내년 3월 21일 개봉 예정인 백설공주 실사판은 지글러가 2021년 이 영화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을 때부터 새하얀 피부를 가진 것으로 묘사된 백설공주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수 진영의 반발을 일으킨 바 있다.
이외에도 지글러가 원작을 비판하는 발언도 재조명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지글러는 과거 한 방송 인터뷰에서 1937년 만들어진 백설공주 원작에 대해 “백설공주의 사랑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왕자는 그녀를 스토킹하고, 원치 않는 키스를 한다”고 했다.
이 같은 이유로 지난 8월 공개된 백설공주 실사판 예고편은 한달도 지나지 않아 ‘싫어요’ 수 100만개를 기록했다. 약 8만개에 불과한 ‘좋아요’ 수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수치였다. 108만여개의 전체 반응 중 ‘싫어요’의 비율이 93%에 달한 것이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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