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지수와 원·달러환율이 표시돼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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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트럼프 정책 쇼크’에 코스피는 지난 8월5일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으로 3개월 만에 장중 2400선을 하회했고 코스닥은 1년11개월만에 장중 670선을 내줬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7%넘게 반등하며 환율도 4거래일만에 달러당 1400원을 하회했지만 하락을 막진 못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 여파로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등 2차전지주가 10% 넘게 폭락했다. 대외정책은 물론 통화정책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어 불안한 항해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2포인트(0.08%)내린 2416.86에 마감하며 2거래일만에 연중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13거래일만에 순매수(1347억원)하는 등 반도체주 상승에 힘입어 장중 2430선까지 반등했지만, 트럼프발 악재의 직격탄을 맞은 2차전지주가 지수를 끌어내렸다. 전날 주가가 5만원을 밑돌았던 삼성전자는 이날 7.21% 오른 5만3500원, SK하이닉스는 3.01%오른 17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3.86포인트(0.57%) 오른 685.42에 마감하며 5거래일 만에 상승전환에 성공했다.
전날 당국의 외환시장 구두개입에도 강달러 압력에 원·달러환율이 1408.8원까지 오르면서 장 초반 국내 증시는 폭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장중 전장보다 28.3포인트(1.17%) 하락한 2390.56까지 떨어지며 2400선이 붕괴됐다. 장중 24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8월5일 ‘블랙먼데이’ 당시 2386.96까지 떨어진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은 장중 전장보다 13.18포인트(1.93%)내린 681.56까지 추락해 670선도 내줬다. 코스닥이 장중 670선을 하회한 것은 2023년 1월4일(667.30)이 마지막이다.
국내 증시를 뒤흔든 것은 이날도 ‘트럼프 쇼크’의 영향이 컸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포함된 전기차 차량당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여파로 테슬라는 5.8% 급락했고, 밸류체인에 속한 국내 2차전지주는 직격탄을 맞았다. 시총 상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12.09%), POSCO홀딩스(-10.48%)가 10% 넘게 폭락했고 코스닥에선 에코프로비엠(-7.85%) 등이 크게 내렸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가 지연될 가능성이 부각되고 강달러 압력이 커지며 환율이 오른 것도 영향을 줬다. 같은 날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통화정책에 대해 “현재 우리가 미국 경제에서 보고 있는 강함은 (통화정책) 결정을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며 “미국 경제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물가가 오를 조짐을 보이고 경기도 견조하자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이다.
이 여파로 같은 날 달러인덱스는 장중 107선을 돌파하는 등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환율도 치솟았다.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다시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한 점도 증시 하방 압력을 키웠다. 그러나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수에 환율이 전장보다 6.3원 낮은 달러당 1398.8원에 마감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낙폭을 만회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1400원을 밑돈 것은 지난 11일 이후 나흘만이다.
가까스로 코스피 2400선은 사수했지만 우려를 해소하기는 아직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강달러 압력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라 증시가 휘둘리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현상이 단순히 트럼프 트레이드 기대감뿐만 아니라 글로벌 자금의 달러자산 선호 현상이 맞물려 있음을 고려할 때 강달러 기조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달러당 1400원대에 이미 진입한 환율의 추가 상승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정권의 움직임을 보고 (영향을) 확인해가면서 (증시가)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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