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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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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임춘애부터 안세영까지…'한국에서 선수하는 여자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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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회계사 아빠의 전업 육아 분투기…'제 커리어에 육아는 없었습니다만'

연합뉴스

86 아시안게임 육상 스타 임춘애
(서울=연합뉴스) 1986년 서울 아시안 게임 육상 800m에서 임춘애 선수가 2위로 들어서고 있다. 1위로 들어온 인도선수가 실격되면서 임춘애에게 금메달이 돌아갔다. 이 대회에서 임춘애는 1500m, 3000m에서 금메달을 따 육상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 한국에서 선수하는 여자들의 이야기 = 이유미 지음.

한계와 제약을 딛고 한국 스포츠 역사를 새로 쓴 여성 선수들의 이야기를 엮었다.

책은 1998년 7월 미국 위스콘신주의 블랙울프런 골프클럽에서 맨발로 연못에 들어가 골프공을 쳐내 위기를 벗어나고 이어 US여자오픈 우승컵을 거머쥔 박세리에서부터 올해 8월 프랑스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후 체육계 부조리에 관한 작심 발언을 한 안세영까지 여성 스타 29명을 조명한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육상 최초로 아시안게임 3관왕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임춘애에 얽힌 뒷얘기도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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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이미지
[브레인스토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당시 그는 라면만 먹고 운동했다는 식으로 보도되면서 임춘애는 '라면 소녀'로 불렸고, '라면 투혼'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임춘애를 지도한 김번일 코치가 '임춘애가 라면 먹고도 잘 달렸다'고 언급한 것이 집안이 어려워 라면만 먹고 달렸다는 식으로 와전된 것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스포츠 전문 리포터 등으로 약 25년간 승부의 현장을 누빈 저자는 한국 여성 선수들이 편견에 맞서며 역사를 써왔다면서 "혹시 지금도 큰 벽 앞에서 주저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책 속 선수들의 도전이 벽을 넘을 수 있는 용기의 씨앗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브레인스토어. 280쪽.

연합뉴스

책 표지 이미지
[지식의날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제 커리어에 육아는 없었습니다만 = 이총희 지음.

공인회계사이며 32개월 된 딸을 둔 아빠가 아기를 키우기 어려운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2년간의 전업 육아 경험을 토대로 지적한다.

복직한 아내를 대신해 아기를 돌보기 시작한 저자는 쉴 새 없이 이어지는 돌봄에 지치고 노키즈존을 비롯해 아기를 동반한 부모에게 적대적인 사회 환경을 비로소 인식하게 된다.

장애인들이 이동권 확보를 요구하며 시위하는 동안 지하철이 정체되는 것에 분노하기도 했던 저자는 아이를 유아차에 태우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외출하는 순간 지하철 시위를 벌인 장애인 단체에 화를 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저출생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면서 아이를 낳으면 1억원을 주자는 이야기도 나오곤 하지만 저자는 이런 대응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만약 육아를 위해 경력이 단절돼 비정규직 평균임금을 받고 계속 경제활동을 하는 경우 아이를 낳음으로써 생기는 경제적 효과는 마이너스 14억원 정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일과 가정의 양립, 육아와 일의 병행이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한다.

"모든 사람에게 시간은 24시간뿐인데 일과 가정을 동시에 잘 챙긴다는 것은 모순이다. (중략)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건 육아라는 것은 온전한 한 사람 몫의 일, 어쩌면 그 이상이라는 것이다."

지식의날개. 320쪽.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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