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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트럼프의 '4050 매파 돌격대'…요직엔 플로리다 패밀리 세웠다 [트럼프 2기 인선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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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5월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나오는 모습을 미리 대기중이던 맷 게이츠(왼쪽) 공화당 하원의원이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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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교체, 초강경 충성파, 플로리다’

도널드 트럼프 집권 2기 인선의 핵심 키워드로 요약되는 세 가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3일(현지시간) 차기 행정부 법무장관에 42세의 공화당 내 극우 강경파로 플로리다주에 지역구를 둔 맷 게이츠 하원의원을 지명하면서 이런 기조는 더욱 두드러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게이츠 지명 사실을 밝히고 “맷은 정부의 무기화를 종식시키고 국경을 보호해 법무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했다. 공화당 내 극우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코커스’ 핵심 멤버인 게이츠 의원은 지난해 같은 당 소속 케빈 매카시 당시 하원의장의 해임을 주도해 정국을 뒤흔든 강성 인사다. 또 17세 여성과의 성관계, 음주운전, 선거자금 유용 등 혐의로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정계 퇴진 요구를 받기도 했다.



극우 강성 맷 게이츠 법무장관 지명



그럼에도 트럼프 당선인이 2기 법무부 수장에 지명한 것은 충성심이 검증된 최측근 인사를 기용해 자신을 형사 기소한 법무부의 대개조 및 정적 보복 수사 등 '돌격대'로 쓰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권 독립성이 요구되는 법무부에 충성파 측근 의원을 앉히려 하자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공화당에서는 “충격을 받았다”(수잔 콜린스 상원의원), “진지하지 못한 선택”(리사머코스키 상원의원) 등 반응이 나왔다. 민주당에서는 “최악의 카드”라는 맹비판이 나왔다. 상원 인준 청문회 과정이 순탄치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DNI) 국장에 43세의 털시 개바드 전 하원의원을 지명했다. 원래 민주당 소속이었던 개바드 전 하원의원은 2002년 탈당 후 올해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면서 공화당에 입당해 신주류로 부각한 친트럼프 인사다. 9ㆍ11 테러 때 주방위군에 입대해 20여년간 군 생활을 했으며 중동ㆍ아프리카 파병 경력도 있는 그를 두고 트럼프는 “불굴의 정신을 정보당국에 불어넣고 힘을 통한 평화를 확보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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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라크로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대통령 당선인이 털시 개바드 전 하원의원과 함께 연설한 뒤 무대를 떠나면서 박수를 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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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트럼프는 국무장관에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던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을 공식 지명했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루비오 의원을 두고 “미국의 수호자이자 동맹국의 진정한 친구”라고 치켜세웠다.



①‘세대교체’…4050 전면 포진



이날 지명된 게이츠 하원의원, 개바드 전 하원의원을 비롯해 국토안보장관에 지명된 크리스티 노엄(52)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신설 부처인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에 지명된 일론 머스크(53)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39), 유엔대사에 지명된 엘리스 스테파닉(40) 하원의원 등 지금까지 발탁된 상당수가 3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으로 확 젊어졌다.

외교안보라인 투톱인 국무장관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각각 지명된 마코 루비오(53) 상원의원과 예비역 대령 출신 마이클 월츠(50) 하원의원, 그리고 국방장관에 지명된 예비역 소령 출신 피트 헤그세스(44) 폭스뉴스 앵커의 기용 역시 파격적이다. 비(非)장성 출신에 중동 참전 등 야전 경험이 있는 40ㆍ50세대를 전면에 내세워 외교안보 분야 주류 세력 교체를 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②‘강성 매파’ 발탁…대북ㆍ대중 하드라이너



2기 행정부의 인선을 관통하는 또하나의 코드는 강성 매파의 전면 포진이다. 내정자 면면을 살펴보면 중국ㆍ북한ㆍ이란 등 적성국에 대한 하드라이너(강경파)가 두드러진다. 국무장관 지명자 루비오 상원의원은 홍콩에 대한 중국의 자치권 침해 문제와 관련해 홍콩 당국자들을 제재하는 법안을 주도적으로 발의하고 대중국 제재 움직임에 거의 빠지지 않는 등 의회 내 대표적인 반중(反中) 정치인이다. 월츠 하원의원도 하원 중국특위에 소속돼 핵심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줄일 것을 주장해 온 대중 강경파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지명된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대중ㆍ대북 매파 성향이 짙고, 이스라엘대사에 지명된 마이크 허커비 전 주지사 역시 발탁 직후 강력한 대이란 압박 노선을 펼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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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③‘플로리다 패밀리’ 요직 곳곳 장악



이른바 ‘플로리다 패밀리’의 전면 부상도 눈에 띈다. 트럼프 집권 1기 때 ‘겨울 백악관’으로 불렸던 트럼프 소유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는 이번 대선 기간 베이스캠프 역할을 했고, 트럼프 당선 확정 뒤에는 정권 인수 및 2기 요직 인선 논의 등 핵심적 기능이 이뤄지고 있다. 이 플로리다에 연고가 있는 친트럼프 인사들이 백악관과 내각의 핵심 요직 곳곳에 채워지고 있다.

트럼프 집권 2기의 ‘1호 인사’였던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 수지 와일스 대선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의 고향은 뉴저지주이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운동을 돕는 등 플로리다가 정치적 근거지다. 국무장관 지명자 루비오,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월츠, 국방장관 지명자 헤그세스는 모두 플로리다 출신이다. 백악관 문고리 권력의 핵심 비서실장과 미국의 외교안보 3대 사령탑을 플로리다 패밀리가 장악한 셈이다. 이날 상원 원내대표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일론 머스크와 방송인 터커 칼슨 등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측근들이 힘을 실어준 릭 스콧 상원의원도 플로리다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트럼프는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에 강경한 이민정책을 주도해 온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내정한다고 발표했다.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지명자와 함께 백악관을 이끌 4명의 부비서실장은 밀러를 비롯해 선대위 선임 보좌관을 지낸 댄 스카비노, 제임스 블레어 전 공화당 전국위 정무국장, 친트럼프 정치자금 모금단체 수장을 지낸 테일러 부도위치 등 4명이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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