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유력 일간지인 가디언은 13일(현지 시간) 엑스(X)에 콘텐츠 게시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사진 출처 가디언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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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13일(현지 시간) 자사 기사를 통해 “엑스에 남아있는 이점보다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 엑스에 게시물을 올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매체는 “이 플랫폼에 극우 음모론과 인종 차별 등을 조장하는 불쾌한 콘텐츠가 확산하는 것을 검토해 오랫동안 고려해 온 결정”이라고 전했다. 진보 성향 매체인 가디언은 엑스에 80여 개 계정을 운영하며 약 2700만명의 팔로워를 두고 있다.
가디언은 이번 미국 대선 캠페인이 X가 “유해한(toxic) 미디어 플랫폼”이라는 우려를 뒷받침해 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X는 “소유주인 머스크가 정치적 담론을 형성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가디언의 이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머스크를 ‘정부효율부’ 공동 수장으로 발탁했다고 발표한 뒤 하루도 되지 않은 시점에 나왔다.
지난달 5일 미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의 선거유세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오른쪽)가 그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버틀러=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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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2022년 10월 트위터 최대 지분을 인수한 이듬해 사명을 엑스로 바꿨고, 이후 서비스 내부 게시물 제한 등 규정을 완화해 왔다. 가디언은 머스크 하에서 X가 음모론자인 알렉스 존스, 여성 혐오 인플루언서인 앤드루 테이트, 극우 활동가 토미 로빈슨 등 문제가 됐던 ‘막힌 계정’들을 복구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가디언이 직접적으로 콘텐츠를 게시하지 않을 뿐 사용자들은 엑스에서 가디언의 기사를 공유할 수 있다. 가디언 기자들도 엑스에서 정보를 수집하거나 엑스의 콘텐츠로 기사를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대형 언론사 중 X 계정 운영을 포기한 곳은 가디언이 처음이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수개월간 영국에서 일부 경찰·자선단체·교육기관이 X 계정 이용을 중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보수 성향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머스크를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한 뒤 X를 탈퇴한 계정 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가디언의 엑스(X) 사용 중단 소식에 관한 게시물을 올리자 머스크는“그들은 상관없다”는 답글을 남겼다. 사진 X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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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는 이날 X에서 가디언의 콘텐츠 게시 중단 소식을 전하는 텔레그래프의 게시물에 “그들(가디언)은 상관없다”는 답글을 남겼다. 관련한 다른 사용자의 글을 공유하면서 가디언을 “지독하게 사악한 프로파간다 기계”라고 표현하거나 “죽어가는 출판물”이라고 비판하 는 등 불쾌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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