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서 10시간 가까이 걸려 광주 시험장 찾은 해병대
고사장 잘못 찾은 재수생 경찰 격려·도움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광주시교육청 26지구 제32시험장인 서구 상일여자고등학교에서 한 수험생이 담임선생님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11.14/뉴스1 ⓒ News1 이승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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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수민 이승현 박지현 기자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광주 지역 시험장에서 사랑이 넘치는 따스한 풍경들이 목격됐다. 학부모는 물론 교사, 경찰관들도 수험생들의 긴장감을 풀어주려는 세심한 배려 하나하나가 감동을 선사했다.
광주 서구 상일여자고등학교에는 이날 어둠이 짙게 깔린 오전 6시 30분부터 수험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교사들도 이른 아침 수험생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발걸음을 했다.
고사장으로 향하는 아이들에게 "화이팅", "할 수 있어"라며 손을 잡고 용기를 북돋아줬다.
긴장이 역력한 표정이던 한 수험생은 교문 앞에서 담임선생님을 발견하고 눈물을 터뜨렸다.
선생님도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훔쳤고 한동안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서강고 신보배 선생님(36·여)은 "자식들을 보내는 마음이 들어 잠을 한 숨도 못 잤다"며 "다들 '재수' 없이 한 번에 원하는 곳에 갔으면 한다. 모두 끝까지 힘을 내줬으면 한다"고 했다.
고사장 일대에서 때아닌 학부모의 전력질주가 펼쳐지기도 했다.
입실한 딸이 도시락을 챙기지 않았다는 연락을 받은 학부모 박 모 씨(52).
그는 차량을 샅샅이 뒤져 발견한 도시락 가방을 들고 무단횡단까지 하며 고사장 앞으로 부리나케 달렸다.
그러나 감독관의 출입 제지에 직접 도시락을 전달하진 못 했지만 학교 관계자에게 무사히 전달했다.
박 씨는 "딸보다 내가 더 긴장했는데 전화를 받고 앞뒤가 캄캄해졌다. 딸도 당황해 놀란 기색이었다"며 "서로 무뚝뚝한 성격으로 안아주진 못 했지 한바탕 소동을 벌였으니 떨지 말고 차분하게 시험 보고 오라고 조언해줬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광주시교육청 26지구 제2시험장인 광산구 정광고등학교 앞에서 10시간 걸려 시험보러온 해병대 수험생에게 학부모 대신 경찰들이 응원해주자 답례로 경례를 하고 있다. 2024.11.14./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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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구 정광고등학교에는 '해병대 수험생'이 찾아왔다.
그는 군부대 전방인 백령도에서부터 10시간 가까이 걸려 홀로 광주 시험장을 찾았다.
해병대 특유의 짧은 머리에 카키색 군 가방을 들춰 멘 그를 본 경찰관들은 망설임 없이 다가가 핫팩과 먹을거리를 챙겨줬다.
"나라 지키느라 고맙다. 시험을 잘 보고 오라"는 경찰관들의 응원에 그는 "감사하다"며 경례를 하고 시험장으로 들어갔다.
수험장을 잘못 찾은 군인 재수생은 경찰의 도움으로 긴급 이송됐다.
남구 대성여자고등학교에서는 20대 재수생 남성의 입장이 제지됐다.
그는 인근의 동성고로 향해야 하지만 고사장을 잘못 찾아오면서다.
택시를 불러야 하나 고민하더 그에게 김민준 남부경찰서 교통안전계 경사는 재수생을 급히 차량에 태워 836m 떨어진 동성고까지 3분 만에 데려다 줬다.
그는 "고맙습니다"라고 감사 인사를 한 뒤 급히 고사장으로 뛰어들어갔다.
김 경사는 "인생에 중요한 시험인데 잘 봤으면 한다"며 응원을 해줬다.
이날 광주 1만 6846명, 전남 1만 3941명 등 총 3만 787명의 수험생이 83개 수능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른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광주시교육청 26지구 제2시험장인 광산구 정광고등학교 앞에서 광산경찰서 소속 경찰들이 수험생에게 응원하며 핫팩을 나눠주고 있다. 2024.11.14/뉴스1 ⓒ News1 김태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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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pp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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