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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국방장관에 폭스 앵커…‘해외미군 감축’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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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충성심’을 내세운 파격 인사를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현지시간) 국방장관에 폭스뉴스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사진)를 지명했다.

트럼프는 이날 예비역 소령 출신인 헤그세스를 국방장관에 지명하며 “피트는 평생을 군대와 조국을 위해 전사로 살아왔다”며 “피트가 군을 지휘하면 적들은 주의를 기울이고, 우리 군은 다시 위대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8년째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를 진행 중인 헤그세스가 국방장관으로 지명되자 미 언론은 “전형에서 벗어난 일”(뉴욕타임스), “놀라운 선택”(악시오스)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그는 ‘미국 우선주의’에 진심인 사람”이란 점을 들었다.



CIA국장엔 랫클리프 전 DNI국장…트럼프 “힘을 통한 평화 보장”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헤그세스는 해외에서 미군을 철수하려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적극적으로 수용했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가 헤그세스에게 국제사회에서의 미군의 역할을 축소하는 미션을 부여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내내 미군의 역할에 대한 이견으로 엘리트 군인 출신 국방장관들과 갈등을 반복했다. 4년 내내 국방부 수장들을 경질했고, 대행 체제를 포함해 6번의 국방장관 교체가 이뤄졌다.

헤그세스 국방장관 지명자를 비롯해 지금까지 지명된 트럼프 2기의 외교안보 수뇌부 중엔 군 장성 출신들이 배제됐다. 주한미군 철수 등 전통적인 미국의 안보 노선에 반하는 트럼프의 입장이 나올 때마다 한·미 동맹의 가치와 북한의 비핵화 등 미군의 전략적 의미를 내세워 설득했던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해병대 4성 장군 출신), 허버트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육군 3성 장군 출신) 등 견제세력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이런 역할을 해줄 인사 대신 ‘트럼프 충성맨’들로 속속 채워지면서 브레이크 없는 독주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중앙일보

트럼프는 중앙정보국(CIA) 국장엔 1기 행정부 때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역임하며 정치 개입 논란을 빚었던 존 랫클리프(사진)를 지명했다. 트럼프는 “랫클리프는 미국 최고 정보기관의 직책 두 곳에서 봉사한 최초의 사람이 될 것”이라며 “최고 수준의 국가안보와 ‘힘을 통한 평화’를 보장하며 미국 국민의 헌법적 권리를 위해 두려움 없이 싸우는 투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 수차례 공언한 대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이번에 신설하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지명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였다가 후보직 사퇴 후 ‘트럼프 지지’를 택한 비벡 라마스와미가 정부효율부를 함께 이끈다. 트럼프는 “두 사람은 함께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 기관을 재건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며 “이는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미국 구하기) 운동의 핵심”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중동 특사엔 유대계 부동산 사업가 스티브 위트코프가 각각 지명됐다. 허커비 전 주지사는 외교관 경험이 없는 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기독교 근본주의 세력의 지지를 받는 친이스라엘 인사다. 유대계인 위트코프는 트럼프의 골프 친구로, 지난 9월 발생한 2차 암살 미수 사건 당시 트럼프와 골프장에 함께 있었던 인물이다. ‘백악관의 변호사’ 역할을 하면서 연방대법관 구성에도 관여하는 백악관 법률비서관엔 1기 때 내각비서관을 맡았던 윌리엄 조셉 맥긴리가 지명됐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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