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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의협 더 강경해지나…새 비대위장 “정부 시한폭탄 멈춰야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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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3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당선된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오른쪽)이 당선이 확정된 뒤 미소를 짓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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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으로 공석이 된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 자리를 메울 비상대책위원장에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단국대의대 교수)가 선출됐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과 70여명의 전공의가 공개 지지 선언을 했던 인물이다.

의협은 13일 비대위원장 선거에서 박 부회장이 당선됐다고 밝혔다. 의협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오후 8시까지 대의원 24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박 당선인은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79%)를 획득, 과반을 넘겨 당선이 확정됐다. 선거엔 박 당선인을 비롯해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 회장 등 4명이 나섰다. 이번 선거는 지난 5월 취임한 임현택 전 회장이 지난 10일 탄핵당하고 의협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면서 치러졌다. 박 당선인은 비대위원장으로 차기 회장 선출까지 약 두 달 동안 의협을 이끌게 된다.

박 당선인은 이날 당선 소감으로 “제일 경계할 것은 비대위원장의 독단”이라며 “앞으로 구성할 비대위원들과의 합의에 따라 비대위의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간 소외돼왔던 전공의, 의대생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당선인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진정한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공의가 돌아갈 수 있게 정책을 개선할 수 있는 건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미사여구를 동원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국민은 의료파탄에 고통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의 기조가 이전보다 강경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박 당선인이 ‘2025년도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는 전공의들과의 연대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이날 통화에서 “독배를 들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전공의들의 의사만으로 모든 사안을 결정할 수 없겠지만, 의정갈등 국면에서 가장 희생된 직역은 전공의”라고 강조했다.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서는 “비대위가 구성되면 의견을 조율하고 공감대를 모아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지금 큰 힘을 가진 건 대통령인데, 대통령과 정부의 태도에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답했다.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앞서 박 당선인에 대해 지지 선언을 했다. 그는 투표 하루 전인 12일 오후 의협 대의원 단톡방을 통해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 의사들과 원활히 소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박형욱 교수를 의협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했다. 그는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해당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다”면서 “의견을 참고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탄핵당한 임 전 회장이 자숙의 의미로 자진 폐쇄했던 소셜미디어(SNS)를 전날부터 재개하면서 의료계 내분도 감지된다. 그가 첫 번째로 올린 글이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을 비판하는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의협 비대위원장과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한 건 본인이 누누이 얘기해왔던 ‘2025년 의대 정원 원점 재검토’까지 분명히 달성해야 할 것”이라며 박 위원장을 압박했다.

차기 의협 회장 선거 1차 투표는 내년 1월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치러진다. 불신임당한 임현택 전 회장은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내년 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이에스더·문상혁 기자 rhee.es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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