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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트럼프가 홀딱 반할 만하네”…관료주의 대수술 메스 든 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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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메이커’ 머스크 입각

핵무기 사용, 2차대전 끝냈듯
규제철폐 등 강력한 혁신 주문
“정부효율부가 美 구하기 핵심”

2조달러 삭감 공언한 머스크
공무원 대량해고 현실화 촉각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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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인도계 출신 기업가인 비벡 라마스와미 로이반트 사이언스 창업자를 방만한 연방정부 수술의 집도의로 전격 발탁했다.

11월 대선에서 백악관을 다시 점령한 데 이어 상하원까지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게 된 만큼 의회의 강력한 지지를 기반으로 관료주의를 타파하고 개혁의 성과를 조기에 도출하겠다는 야심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들이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DOGE)를 이끌 것이라고 발표하며 “훌륭한 이들 두 미국인은 함께 나의 행정부를 위해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삭감하고, 연방 기관을 재건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미국 구하기) 운동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부효율부를 두고 “우리 시대의 ‘맨해튼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이 인류 최초로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 진행한 비밀 계획의 명칭이다. 당시처럼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정부 혁신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이같이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이런 종류의 급진적인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정부효율부는 정부의 외부에서 조언을 제공할 것이며 백악관과 예산관리국(OMB)과 협력해 대규모 구조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전에 없던 기업가적 접근 방식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부효율부가 정식 부처라기보다는 위원회의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내다봤다. 외부에서 정부의 비효율을 진단해 대안을 마련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다만 명칭은 머스크 CEO가 과거 투자했던 ‘도지코인’의 이름에서 따온 DOGE라는 이름을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982년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발동해 개시한 독립적 위원회인 그레이스위원회(공식명칭 ‘비용통제에 관한 민간부분조사’)가 정부 방만재정 타파를 목표로 2년 간 활동한 바 있다.

당시 기업인 피터 그레이스를 위원장으로 민간 예산 및 조직 전문가들이 무보수 위원으로 활약하며 연방정부에 2478건에 달하는 권고 사항을 제출했다.

비록 권고사항들이 각 기관의 업무 성격을 무시한 결과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연방정부의 비효율성을 깨뜨릴 체크리스트가 완성됐다’는 역사적 평가를 받았다.

이후 40여년이 흘러 트럼프 당선인이 일론 머스크 CEO를 앞세워 ‘제2의 그레이스위원회’를 가동시키는 셈이다.

아울러 과거 그레이스위원회 위원들이 이해상충 오해를 없애기 위해 무보수로 활동한 것처럼 일론 머스크 CEO와 라마스와미 역시 무보수로 정부효율부 위원회를 이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선거운동 기간동안 머스크 CEO는 연방 예산에서 2조 달러를 삭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바 있다. WP는 머스크가 테슬라 등 자신의 회사에서 한꺼번에 1만명이 넘는 인원을 감축한 것과 마찬가지로 연방 정부·기관의 총 200만명이 넘는 공무원들을 상대로 대규모 해고를 단행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라마스와미는 이번 공화당 대선 경선에 후보로 나서면서 눈길을 끌었던 인물이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연방정부 인력을 75% 이상 축소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올해 초 “우리에게는 건국의 아버지들이 상상하지 못했던 ‘4부’가 있다”며 “과도한 관료주의를 없애는 것은 우리 경제와 국가의 정신에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던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위원회의 존재가 어느 정도로 효과를 낼지에 대해 의문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헌법상 과세와 예산지출에 대한 권한이 의회에 있는 만큼, 이 위원회가 권고한 연방 예산 변경안은 상하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권고한 제출 시한을 2026년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로 잡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미국의 독립선언 250주년을 맞아 (위원회 권고안이) 미국에 완벽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머스크 CEO는 트럼프 당선인의 성명을 그대로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뒤 “정부효율부. 그 상품은”이라는 글 옆에 해고의 동음이의어인 불꽃(fire) 이모티콘 3개를 붙였다.

또 그동안 민주당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민주주의에 위협이 된다고 공격했던 것을 꼬집어 “민주주의에 위협? 아니, 관료주의에 위협”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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