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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트럼프, 외교관 경험 없는 전직 목사 이스라엘 대사로 임명,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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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7월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둘째 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동에 엘리즈 스테파닉 하원의원이 반응하고 있다. 트럼프는 친이스라엘 성향의 스테파닉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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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친이스라엘 성향이 강한 이들로 외교안보진을 구축하면서 이란 제재가 심화하고 이스라엘이 요구해온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일부 합병이 가시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란 압박 주력할 3인방?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가 외교 정책 고위직에 열렬한 친이스라엘 의원 3명을 발탁한 것은 이스라엘 지원을 강화하고 이란 압박에 주력할 것임을 강조한다”고 보도했다. 국무장관으로 내정됐다는 보도가 나온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과 마이크 월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엘리즈 스테파닉 유엔 주재 대사 지명자에 대해서다.

루비오 의원은 지난달 “이란의 위협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이 불균형적으로 대응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힌 적 있다. 월츠도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카르그섬과 나탄즈 핵시설을 공격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스테파닉도 대사 지명 전날 엑스(옛 트위터)에 “미국은 트럼프의 대이란 최대 압박 캠페인으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썼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트럼프는 전쟁 종식을 요구하겠지만 이스라엘군의 작전 수행 방식을 비판할 것 같지 않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아브라함 협정도 확장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1기 때인 2020년 이스라엘이 아랍에미리트(UAE) 등 일부 아랍국가와 국교를 정상화한 협정이다. 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틀 전인 지난 10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특사인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부 장관은 트럼프를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접견하고 트럼프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도 면담했다. 쿠슈너는 유대인 가정 출신으로 아브라함 협정 중재에 핵심 역할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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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9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에 대항하는 중동 국가들의 전략적 재편성을 위해 이스라엘과 일부 중동 국가간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아브라함 협정에 서명한 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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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서안지구 합병 허용?



이날 트럼프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를 주이스라엘 대사에 지명하고 유대계 부동산 사업가인 스티브 위트코프를 중동 특사로 임명했다는 성명도 냈다. “허커비는 이스라엘을 사랑한다. 그는 중동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해 쉬지 않고 일할 것” “위트코프는 참여한 모든 프로젝트를 더 강력하게 만든다. 평화를 위한 끊임없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면서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상원 인준을 받으면 해외 외교관으로 일한 적이 없는 전직 목사인 허커비는 가자전쟁을 종식시키겠다는 트럼프의 약속을 이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허커비가 네타냐후와 긴밀한 관계이고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지구 일부를 합병하는 아이디어를 지지해왔다는 점에 주목했다. 과거 네타냐후는 트럼프의 첫 임기 말 서안지구 일부 합병을 고려했지만 트럼프 정부와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아 발표하지 못했다.

매체는 네타냐후가 차기 미국 주재 이스라엘 대사로 내정한 예기엘 라이터도 거론하며 “미국-이스라엘 관계를 담당하는 두 명의 외교관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합병을 지지했던 적은 이전에 없었다”고 전했다. CNN도 “허커비는 과거 ‘팔레스타인인이라는 것은 없다. 팔레스타인의 정체성은 이스라엘로부터 땅을 빼앗으려는 정치적 도구다. 팔레스타인 국가는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의 땅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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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이크 허커비(왼쪽) 전 아칸소 주지사를 펜실베이니아주 드렉셀힐에서 열린 원탁 토론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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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미국 조지아주 선거 유세 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골프 친구'이자 정치자금을 모금한 사업가 스티브 위트코프(왼쪽)가 무대 위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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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이날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AFP통신에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외교적 공간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매파적인 새 행정부가 구체화되며 외교적 해결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네타냐후 “이란, 이스라엘 또 공격시 경제 타격”



한편 네타냐후는 이날 이란 국민을 향한 영상 성명에서 “이란 정권은 탄도미사일 수백기를 발사하는 데 23억 달러(약 3조원)를 낭비했다”며 “이란이 이스라엘을 세 번째로 공격하면 이란 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이 미 대선 이후 대이스라엘 군사작전을 저울질해온 가운데 펼치는 심리전으로 풀이된다.

이란에선 수도 테헤란의 지하철역과 이맘호메이니 병원을 연결하는 방어용 지하 터널을 처음으로 지을 예정이라고 현지매체가 보도했다. 외신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대한 대비책으로 해석했다.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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