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경북 김천시 교동 연화지 인근에 조성된 김호중소리길 모습. 골목길에 김호중소리길을 알리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김정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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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트로트 가수 김호중씨가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내고 이를 은폐하려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길을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씨가 징역형까지 선고받아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 11일 경북 김천시 교동 김호중소리길 인근 연화지에 트로트가수 김호중씨의 모습을 한 조형물과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김정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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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서 징역 2년 6개월형 선고
재판부는 “음주운전을 하다가 피해자 운전 택시를 충격해 인적 물적 손해 발생시켰는데도 무책임하게 도주했고, 나아가 다른 피고인과 공모해 매니저인 장씨로 하여금 자신을 대신해 수사기관에 자수하게 함으로써 초동수사에 혼선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에 오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났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지난 5월 31일 오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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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11일 찾은 김천시 교동 김호중소리길은 김씨를 상징하는 보라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페인트칠이 벗겨지거나 훼손된 흔적이 없고 길도 청소가 잘 돼 있어 깨끗한 상태였다. 골목길 곳곳에 김씨를 그려놓은 벽화와 조형물이 있었고 팬들이 적은 응원 문구도 눈에 띄었다. 김호중소리길은 김천시가 2021년 10월 2억원을 들여 김천시 교동 연화지(연못) 인근 골목길(200여m)에 만들었다. 이곳에 벽화와 포토존·조형물 등을 설치했다.
지난 11일 경북 김천시 교동 김호중소리길 인근에 트로트가수 김호중씨의 팬들이 남긴 응원 문구가 벽에 새겨져 있다. 김정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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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경북 김천시 교동 김호중소리길에 트로트가수 김호중씨 벽화가 그려져 있다. 김정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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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변에는 김호중소리길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관광버스 승강장도 있었고, 보라색으로 칠해진 버스정류장에도 김씨 별명인 ‘트바로티’라는 글씨가 새겨진 모습이었다. 김호중 할머니가 전했다는 ‘바르게 살아라. 항상 어른 만나면 인사 잘하고 남들에게 박수받는 사람이 되렴’이라는 문구도 김씨가 징역형을 받으면서 무색해졌다.
최근 이곳을 찾은 김지아(28)씨는 “최근 열린 김천 김밥축제에 들렀다가 인근에 ‘김호중소리길’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라며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사람의 이름을 내건 길을 없애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 팬은 그의 음주 뺑소니 사고에도 꾸준히 김호중소리길을 찾는다고 한다. 김호중소리길 인근 상인은 “여전히 김씨의 팬들이 관광버스를 타고 단체로 찾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비교적 최근인 지난 9월 27일과 8월 18일에 김호중소리길 한 쪽 벽면에 팬들이 적은 응원 문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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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길 철거 목소리 높아질듯
이런 가운데 김씨의 모교인 김천예술고등학교는 교내에서 김씨의 흔적을 모두 지웠다. 앞서 김천예고는 교내 쉼터 누각에 ‘트바로티 집’ 현판을 달고 김씨 관련 사진을 교내에 게시했다가 김씨의 음주 뺑소니 논란 직후 이를 모두 철거했다.
지난 11일 경북 김천시 교동 김호중소리길에 관광버스 승강장이 세워져 있다. 김정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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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경북 김천시 교동 김호중소리길 모습. 김정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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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김호중소리길을 철거하라는 시민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한 시민은 “김천시가 내세울 게 음주운전 뺑소니 김호중소리길밖에 없느냐”며 “김천에 유명인이 없어 저런 범죄자라도 끝까지 옹호하고 얼굴마담으로 내세워야겠다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했다.
이런 민원에도 김천시는 김호중소리길을 철거할 계획이 없다고 한다. 김천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김호중소리길을 철거할 계획은 없다. 여전히 김호중소리길을 찾는 관광객도 많기 때문에 철거 여부는 장기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천=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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