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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부승찬 “트럼프 때 방위비 분담금 협상…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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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라디오서 “건건이 시간별로 다 따져”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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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임 시절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과정을 떠올리고는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고 진저리를 쳤다.

문재인 정부 국방부 대변인 출신인 부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에 출연해 “트럼프 정부에서 방위비 분담 협상할 때 제가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우리 요청에 의해 전개한다고 그러면 건건이 시간별로 다 따졌다”며 “전개 비용부터 시작해서 운용비용 이런 것들을 다 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50억달러를 요구했는데, 지금은 최대 100억달러로 딱 쳐놨다”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대통령이던 2020년 한국이 전년의 다섯 배 수준인 50억달러를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서 그는 “우리는 매우 부자인 나라를 방어하고 있다”며, “엄청난 서비스를 하고 있고, 공평하고 공정하게 대우받아야 한다”는 말로 증액 필요성을 거듭 내세웠었다. 미국은 최종 제안이라며 2019년 한국의 부담금 약 10억달러에서 50% 정도 오른 13억 달러 분담금을 요구했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의 최초 요구액인 50억달러나 13억달러나 받아들일 수 없는 액수라며 검토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고 인식했다.

당시 트럼프의 대폭 증액 요구로 15개월에 걸친 공백 끝에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는 조 바이든 정부 출범 후 타결됐다. 양국은 2021년 3월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그 전해보다 13.9% 인상하고, 향후 4년간 매해 국방비 인상률을 반영해 올리기로 합의했다. 협정 공백기였던 2020년 분담금은 2019년 수준으로 동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 대선 후보이던 지난달 미국 폭스뉴스의 ‘포크너 포커스’ 타운홀 미팅에서도 자신의 대선 승리를 전제로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시사했다. 그는 “한국에는 4만2000명의 미군이 있고, 그들(한국)은 돈을 내지 않는다”며 “더 이상 우리는 이용당할 수만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시작해야 한다(We have to start)’던 발언은 재집권 시 재협상 요구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미국 대통령으로 있다면 한국이 100억달러를 분담금으로 내고 있을 거라며, 우리나라를 ‘머니머신(Money Machine·부유한 나라)’으로 종종 표현했던 것으로도 알려졌다.

다만, 2026년 이후 한국이 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정하는 제12차 SMA가 지난달 전격 타결되면서 ‘트럼프 변수’로 인한 불안정성을 덜었다는 평가를 낳았다. 첫해인 2026년 분담금은 2025년 대비 8.3% 오른 1조5192억원으로 정해졌으며, 이후 연간 인상률은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동하기로 합의했다. 12차 SMA는 2026~2030년 5년간 적용된다. 한미는 협상 개시 6개월 만인 제8차 회의에서 이처럼 최종 타결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SMA 조기 타결 배경으로 미국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를 언급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내년 초 출범해 협상한다면 몇 개월에서 몇 년까지도 공백 상태로 갈 수 있다면서 “지금 가능한 합리적인 수준에서 타결할 수 있으면 빨리해서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국익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현실화해서 재협상 요구를 한다면 12차 SMA 협상 결과를 기준선으로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그런 (재협상) 상황이 오지 않으리라고 믿지만, 오더라도 타결시켜놓고 협상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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