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전민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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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한동훈 대표와 한 대표 가족의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방하는 글이 반복적으로 올라와 논란이 됐다.
당원 게시판은 실명 인증을 거친 당원만 글을 쓸 수 있다. 이 경우 본래 게시자 이름이 익명 처리되고 성만 노출되는데, 최근 전산 오류로 인해 작성자에 성과 이름을 함께 넣어 검색하면 게시글이 그대로 노출됐다.
이에 한 대표와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당원 게시판을 검색한 후 나온 게시글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게시글은 윤 대통령 부부를 비난하는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법률자문위원회는 12일 "유튜버의 허위 사실 유포는 명백히 사실이 아니므로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당원 중 한 대표와 동명이인이 있고, 한 대표와 생년이 같은 1973년생 '한동훈'이 쓴 글은 없다"면서 "한 대표는 공인이고 대표니까 본인 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가족의 경우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대표 측 해명에도 당내 일각에서는 당무감사나 수사 등을 통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민전 최고위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당사 앞에서 열리는 한 대표 퇴진 시위를 거론하며 "시위가 조금 무뎌지게 하는 방법의 하나가 당원 게시판에 대한 당무감사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게시글 작성자의 주민등록번호 몇 자리만 보여줘도 이것(비방글)이 한 대표가 (쓴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당원 게시판에 대통령 부부를 욕하는 게시물이 당 대표 가족 이름으로 수백개가 게시됐다면 즉시 수사 의뢰해서 사안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모용이라면 모용자를 색출해 처벌하고, 사실이라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를 해야 집권 여당이 아니냐"고 말했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상식적으로 특이한 이름의 온 가족이 동명이인일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온 가족 동명이인이라는 로또 맞을 확률이 발생한 것이라면 제대로 해명하고, 그럴 수 없다면 가족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적었다.
김미애 의원은 전날 의원 단체 온라인 대화방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당 차원의 감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 서범수 사무총장에게 '당원 게시판과 관련해 문제 제기가 많이 있으니 당 차원에서 조속히 논란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친한(친한동훈)계는 당무감사 착수에 신중한 분위기다.
한 의원은 "당원 게시판은 공론의 장인데 당무 감사를 통해 게시글을 검열한다는 우려가 나올 수 있다"면서 "당원 명부는 중요한 정보인데 함부로 당원 신상을 확인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윤 대통령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온 것과 관련해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분당경찰서에 사건을 배당해 글쓴이를 추적하고 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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