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만원 육박한 배춧값 이달 내림세
이달 11일 포기당 3877원까지 떨어져
"농식품부 할인 지원에 당분간 하락"
"알이 꽉 찬 강원도 고랭지 배추가 3포기(1망)에 1만원이요!"
12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전통시장에는 김장 재료를 사러 나온 고객들을 붙잡기 위한 상인들 목소리가 중앙 통로에 울려 퍼졌다.
김장용 배추를 살피다 가격표를 확인한 주부 김모씨는 본인 기준에 부합한 듯 상인에게 가격을 묻고 배추 1망을 구매했다. 김씨는 "배춧값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올라 걱정이었는데 최근 가격이 많이 내렸다기에 시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청량리전통시장 분위기는 추석이 낀 지난 9월과 비교해 180도 달랐다. 당시 전통시장 내 일부 채소가게들은 배추를 쌓아두고도 가격을 적어두지 않았다. 당시 배추 1망이 3만원을 훌쩍 넘다 보니 손님이 가격만 확인한 채 발길을 돌릴까 우려한 조치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배춧값이 하락하면서 채소가게들은 포장용 골판지 상자에 '달고 맛있는 고랭지 배추 1망에 1만원'이라고 파란색, 빨간색 네임펜으로 적어 놓고 적극적인 판매에 나서고 있었다.
9월 배춧값은 그야말로 금값이었다. 집중호우와 불볕더위로 일부 지역에서 배추가 생육 부진 현상을 겪은 데다 지난해보다 재배 면적이 줄어 출하량도 감소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중순부터 배춧값은 점차 하락하는 추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배추 1포기 평균 소매 가격은 지난 9월 28일 기준 9963원을 기록해 1만원에 육박했다. 끝 모르게 치솟던 배춧값은 이달 8일 1포기에 3919원까지 내려가더니 11일에는 3877원까지 떨어졌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들어 배추 생육에 적절한 기온이 유지되고 출하량이 늘어 가격이 하락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배추 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자 발길이 이어지자 배추를 파는 상인들 목소리에도 활기가 돌았다. 매대 앞 배추를 정리하던 한 채소가게 상인은 "그동안 손님들이 배추 가격만 보면 비싸다고 했으나 이제는 그런 얘기를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추 가격이 내림세다 보니 '더 떨어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손님들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상인도 "지금 강릉 고랭지 배추를 1망에 1만원에 파는데 두 달 전에는 같은 제품이 2만~2만5000원 수준이었다"며 "이런 추세라면 이달 중하순까지도 배춧값이 더 내려가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재래시장뿐만 아니라 대형마트에도 배추를 사려는 고객 발길이 이어졌다. 이마트는 이달 8일부터 3주간 가을배추 69만포기를 포기당 1600원대 특가에 판매하고 있다.
배추를 둘러보던 한 주부는 "그동안 배추를 살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비쌌는데 이제야 가격이 떨어져 장을 보러 왔다"며 "가계 부담을 덜 수 있도록 가격 하락 추세가 당분간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롯데마트는 14~16일 김장대전 행사를 통해 배추 1망을 5880원에 선보인다. 포기당 1960원에 판매하는 셈이다. 홈플러스도 14~27일 2주 동안 해남 배추 30만포기를 포기당 1900원대에 판매한다.
아주경제=홍승완 기자 veryhong@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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