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봉 영화 ‘사흘’
박신양 11년만의 스크린 복귀
“무서움과 공포는 본능적…
그 장면 소감? '악마야 고마워'”
영화 '사흘'은 장례를 치르는 3일 동안 흉부 외과의사 승도(박신양)가 구마의식 도중 죽은 딸 소미(이레)의 심장에서 깨어나는 그것을 막기 위한 고군분투를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다. 사진 쇼박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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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움과 공포는 본능적이고 강력하죠. 계산만 갖곤 안 됐어요. 다른 종류의 감정을 만들어내기 위해 숙제로 가득했던 작업 과정이 재밌었습니다.”
배우 박신양이 연기 인생 첫 오컬트 영화 출연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12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사흘’(14일 개봉) 언론시사회에서다. ‘사흘’은 최근 화가로서 창작 활동에 주력해온 그가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2’(2019) 이후 오랜만에 배우로서 선보이는 신작. 스크린 복귀는 영화 ‘박수건달’(2013) 이후 11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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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컬트 관심없다"던 박신양, 촬영 중 심령 체험
영화 '사흘' 촬영 중 박신양(왼쪽)은 시체 안치실 장면 촬영 중 시체 침대가 저절로 움직이는 기현상도 체험했다고 전했다. 사진은 구마사제 역의 이민기(오른쪽)와 함께 그가 딸(이레)의 구마 의식을 치르는 장면. 지하실을 나방들이 뒤덮은 모습이다. 사진 쇼박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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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은 흉부외과 의사 승도(박신양)가 구마의식 도중 사망 선고를 받은 딸 소미(이레)의 장례 3일간 딸의 심장에서 깨어난 악귀를 막기 위해 구마 신부(이민기)와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그렸다.
박신양은 “오컬트 장르에 관심이 없었다”면서도 “아빠와 딸의 애틋한 감정을 다루는 휴먼드라마와 오컬트 장르의 공존에 신선함을 느껴 출연을 결정했다”고 했다. 실제 딸을 둔 그가 절절한 부성애 연기를 미스터리 오컬트와 어울려냈다.
촬영이 진행된 건 4년 전이다. 연기자의 길을 결심한 후 연기론의 발원지 러시아 유학길에 올랐을 만큼 학구파인 그는 당시 "집중적으로 오컬트 영화들을 찾아보며 공부했다"고 말했다.
촬영 현장에선 초현실적 경험까지 했다. 승도가 딸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병원 안치실에서 죽은 딸과 같이 있는 장면을 촬영할 때다. 원래 관리인을 내보내고 문을 닫으면 끝나는 컷이었다.
“(딸이 누운) 철제 침대가 갑자기 드르륵, 저절로 움직이는 거예요. 순간 NG인가 싶었지만 승도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바로 뛰쳐나가 철제 침대를 붙들고 장면을 이어 찍게 됐죠. 촬영 끝나고 누가 철제 침대를 밀었느냐고 물었더니, 아무도 민 사람이 없는 거예요.”
시나리오에 없던 심령 장면의 탄생이다. “무슨 말을 해야 한다면 ‘악마야, 고맙다’죠.” 박신양의 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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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회의 100회 하며 연구"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사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감독과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박신양, 현문섭 감독, 이레, 이민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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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그래픽(CG)으로 만든 수십 마리의 나방 떼, 보이지 않는 악령이 사람을 공격하는 초현실적 특수효과 장면들이 현실에 발 붙이게 중심을 잡는 것도 승도다. 그는 딸이 자신이 집도한 심장 이식 수술 후 악귀에 들렸다는 자책과, 심장의 원래 주인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리며 마지막까지 딸을 포기하지 않는다.
박신양은 “오컬트와 휴먼드라마, 두 장르가 몇 대 몇으로 작용해야 하는지 매 장면마다 수치화시켜 분석하고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10시간짜리 회의를 100회 정도 하며 연구했다”고 돌이켰다. 또 촬영 당시 중학생이던 상대역 이레와 어색하지 않을 때까지 바라보기, 하고 싶은 말 해보기, 반말 쓰기 등 사전 연습으로 실제 부녀처럼 편안한 호흡도 빚어냈다.
이 영화가 데뷔작인 현문섭 감독은 “어떤 장르든 연기 베테랑이어서 캐스팅했다”면서 “이성적인 의사 승도가 딸을 살리기 위한 신념으로 흔들리고 미쳐가는 과정을 잘 표현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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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 항진증 배우 은퇴? "포기한 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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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은 올초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화가 활동 근황을 소개하며 "갑상선 항진증 때문에 30분을 서있지 못하던 시기가 있었다"고 투병 사실을 밝히기도 했다. 이후 불거진 배우 은퇴설에 대해선 이날 전면 부인했다.
“그림을 그리느냐는 질문 다음에 자동적으로 연기를 그만두냐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서 “저한테 연기와 그림은 똑같은 표현의 행위”라고 했다. 다만, “둘 중 뭐가 더 좋냐 그러면 선택이 어렵지만 그림이 더 좋다. 광범위하지만 굉장한 모험심을 자극하고, 한 사람의 이야기를 그렇게 통째로 끌어낼 수 있는 장르가 또 있나 라는 생각이 든다. 어렵지만 재밌는 장르”라면서 “하지만 하나를 한다고 해서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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